원주시는 2011년부터 지역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대학생들 중 타지역 출신이 원주로 주소를 이전하면 학기당 5만원씩 학자금을 지급하고 있다. '주소이전 대학생 학자금 지원조례'에 따른 것으로 지난 3년간 8천500여명에게 4억3천여만원을 지원했다. 또한 연간 4억여원의 장학금을 편성해 주소이전 학생비율에 따라 각 대학에 배분했다.

이 정책은 2012년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선출인원을 2명으로 늘리기 위해 도입했다. 인구가 31만2천명을 넘으면 선거구를 분구할 수 있는데 당시 원주시 인구는 이보다 5천여명이 적은 30만7천여명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원주시는 인구늘리기에 적극 나섰고, 6천여명에 달하는 타지역 대학생들이 원주로 주소를 이전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학자금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도입했다. 그 결과 4천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주소를 이전했고 국회의원 선거구 분구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보면 이 정책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원주시 인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국회의원 선거구 분구 기준인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학생들의 참여도 매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해 4천명이 넘었던 주소이전 대학생 수는 지난 해 1천854명으로 줄었다. 원주시나 대학에서도 당시 만큼 적극적으로 독려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인구를 늘리기 위해 돈을 지원하는 것은 명목상 학자금 지원이라해도 바람직한 정책은 아니다. 당시에는 국회의원 2명 선출이라는 명분과 지역사회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논란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또한 대학생 주소 이전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숫자놀음이지 실질적인 인구증가와는 무관하다.
　물론 목적이 달성됐다고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 모양상 좋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책도입과 예산집행은 목적이 분명하고 효율성이 고려돼야 한다. 올해는 이미 예산도 편성됐고 새학기가 시작됐으니 올해까지만 제도를 유지하고 폐지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 예산을 대학가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나 타지역 대학생들의 원주시민화 프로그램 운영 예산으로 전환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현재 지역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대학생의 80% 이상이 타지역 출신이다. 또한 이들중 대다수는 기숙사 생활을 하거나 통학을 하다보니 원주를 전혀 모른다. 4년을 원주에서 대학을 다녀도 원주의 유적지조차 가보지 못하고 졸업하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따라서 이들이 캠퍼스를 벗어나 지역사회에 동화될 수 있는 시책개발이 필요하다. 대학생활 4년 동안 원주를 제대로 알고, 원주에 애정을 갖게 만든다면 원주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원주발전의 조력자가 될 수도 있다. 지역 문화재나 시설, 기업체 등을 탐방하는 투어버스를 무료로 운영하거나, 동아리 등이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