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의 제조업체 중 상당수가 구인난에 못 이겨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존하고 있다. 청년 취업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지만 행정·사무직을 선호, 생산직 근로가 주를 이루는 제조업체에 대한 취업은 기피하고 있어 빈자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원주지역 제조업체는 1천250개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중 10%에 달하는 120개 업체가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원주·횡성권의 외국인 노동자를 관리하고 있는 원주고용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체 798명의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원주지역 120개 제조업체에 510명이 근무하고 있다.

원주상공회의소 강형욱 과장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대부분 고학력자인데다 사무직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물려 3D업종이라 불리는 제조업체 취업을 꺼려한다"며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는 제조업체 입장으로선 당장 생산라인 가동이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막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A업체의 경우 직원수가 200명이지만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 20명을 고용하고 있다. A업체 인사 담당자는 "여러 방면으로 인력을 채용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숙식 제공을 원칙으로 하는데다 복지수준도 좋아야 오랫동안 붙잡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신경 쓸 부분이 많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제조업체 담당자는 "말이 잘 통하지 않아 상당한 적응기가 필요하지만 공장을 멈출 순 없기 때문에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고용센터 관계자는 제조업체 등 중소기업들의 구인난 해소를 위해 취업자와 기업체 모두 청년인턴제도와 올해 처음 도입되는 장년인턴제도에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원주상공회의소가 고용노동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되는 청년인턴제는 취업자(만15~29세)가 5인 이상 기업에서 인턴 기간(6개월 이내)을 마치면 110만원을 지원하며, 정규직 전환 뒤인 6개월 후에 110만원을 더 지급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인턴기간 동안 급여의 50%(최대 80만원)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정규직 전환 후 6개월 동안에도 65만원까지 지원 가능하다.

또한 노사발전재단이 추진하는 장년인턴제의 경우 원주시청에 상주중인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사업을 수행하며, 50세 이상 중장년층 및 재취업자를 대상으로 운영한다. 청년인턴제 처럼 취업자에 대한 별도 지원금은 없으나 기업체에 돌아가는 혜택은 비슷해 부담감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