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달 말 옥천군의료기기보육센터 준공식에서 "원주에 비해 의료기기산업 출발은 늦었지만 10년 뒤에는 의료기기 허브가 될 것"이라며 "원주 의료기기 산업을 5~10년 이내에 추월하겠다"고 밝혔다. 490억원을 들여 49만5천㎡ 규모의 옥천 제2의료기기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인프라 조성은 물론 인력확보까지 추진하고 있다.

IT산업으로 유명한 구미도 시장 포화로 인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의료기기 산업 육성책을 펴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IT기업의 업종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천213억원을 투입, IT의료융합기술센터, 지식산업센터 구축, 연구개발지원, 사업화 지원 등의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도 성남, 전라북도 김제시 등에서도 의료기기 산업을 지역육성산업으로 선정하고 육성 중이다.

의료기기 세계시장이 연간 8% 정도의 가파른 성장 속도를 기록하고 있고 이명박 정부를 비롯해 박근혜 정부도 의료기기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하면서 전국 지자체가 의료기기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주만의 특화된 의료기기 산업육성책이 필요하고 정부차원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는 1998년 연세대 원주캠퍼스와 협력을 맺고 의료기기 산업을 육성했다. 현재는 110여개 기업이 국내 생산의 21%, 해외 수출의 24%를 담당하고 있지만 지역 의료기기 업계는 이러한 방식의 육성책이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생산과 수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몇몇 소수 기업들의 수출액이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고용면에서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광역지자체에서 원주 의료기기 산업을 벤치마킹 하려는 문의가 많다"며 "산업특성화를 위해 국가산단 조성과 의료기기 생산수출단지 지원사업을 통한 해외인증 사업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380만㎡ 규모의 국가산단을 통해 의료기기 산업규모를 확대하고 해외인증 및 R&D 지원을 통해 내실을 강화하겠다는 것. 하지만 원주기업도시가 기업유치에 애를 먹고 있고 해외 인증이나 R&D 지원사업은 더 많은 기초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의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다고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들은 주장했다.

최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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