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주투데이는 원주에 일반음식점이 너무 많아 개업한지 1년 이내에 80%가 폐업한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의 요지는 원주에는 음식점이 너무 많아 매년 500여개가 새로 생기고 또 문을 닫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음식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체 음식점 중 소위 돈 버는 식당은 10%에 불과하고, 절반 이상이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물론 전수조사를 통해 확인한 것이 아니어서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은 아니지만 시민 67명당 음식점 한 개가 있다니 당연한 결과이다.

문제는 상황이 이러한데도 매년 500여개나 되는 음식점이 새로 생긴다는 사실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음식첨을 차리려면 최소한 수천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모아놓은 돈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을 끌어 들이고, 대출까지 받아 창업하는 데 일반적이다. 그런데 1년도 안 돼 문을 닫으면 가정경제는 졸지에 파탄이 나고 심지어는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 실제로 자영업에 뛰어 들었다가 망하는 바람에 노숙자로 전락한 사례가 원주에도 있다.

때문에 자영업의 악순환은 지역경제의 부실을 초래하고, 빈곤층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정책은 교육이나 컨설팅을 제공하고,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자영업을 위해 자치단체 차원에서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원주시도 재래상권 살리기 차원에서는 지속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지만 자영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

원주에서 자영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원주소상공인지원센터가 정도다. 그런데 이 센터의 주역할은 창업을 도와주는 것이지 창업을 못하게 막거나 대안을 찾아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영업의 가장 큰 문제는 자영업자 비율이 OECD 국가 평균의 두 배에 달할 만큼 너무 많은 데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자영업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고령화로 인해 마땅히 할 일이 없는 노인들까지 자영업에 뛰어 들면서 자영업자간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창업 지원 못지않게 자영업 수를 줄이고 경쟁력을 키우는 데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은 정부정책이 달라져야겠지만 자치단체도 나서야 한다. 자영업의 악순환이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다 주민들의 삶의 기반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우선은 상권분석이나 업종별 매출 등 창업과 전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하고 심층적인 각종 자영업 정보를 제공하는 일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서울시도 최근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 적극적인 방법은 소위 자영업 경쟁력 향상을 주목적으로 하는 지원센터를 만들어 업종별 사업구역 지정 등의 방법으로 자영업의 시장유입을 제한하거나, 동일한 업종끼리 연대해 시장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