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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는 어떤 도시인가
2014년 02월 10일 (월) 김명환 강원시민사회연구원장 wonjutoday@hanmail.net
   

도시는 변화의 중심지이다. 따라서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도시를 아우르는 도시의 정의를 내리거나 특정 기준에만 의존하는 유형화는 곤란하다. 다만 각 도시가 지니는 특성 및 과제가 다르기 때문에 도시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몇 가지 기준에 따른 분류는 가능하고 필요하다.

예컨대 도시의 공간구조를 기준으로 단핵도시·다핵도시·대상도시, 기능을 기준으로 교육도시·문화도시·관광도시·항구도시·산업도시·군사도시로 구분이 되며, 시책을 기준으로는 신도시·전원도시·성장거점도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편 도시학자 케빈린치에 의하면 '어느 도시 주민의 대다수가 공유하는 심상'으로서의 도시이미지는 정체성(identity), 구조(structure) 및 의미(meaning)로 분석이 가능하다고 한다. 여기서 정체성은 다른 것과 구별되는 확실성, 구조는 관찰자가 만드는 패턴, 의미는 기억의 총체를 각각 말한다. 사람들의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이들 세 가지 요소를 통해 특정 도시가 다른 도시와의 선명한 식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주시는 다른 도시와 비교해서 확실하고 선명하게 식별이 가능한 유형과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가? 원주시의 물리적 환경, 사회적 의미, 기능, 역사 등을 통해 공유하는 심상은 무엇인가?

군사도시, 소비도시, 중부내륙도시, 성장거점도시, 건강도시, 안전도시, 기업도시, 첨단의료산업도시, 혁신도시, 저탄소녹색도시, 여성친화도시 등 10여 가지가 저간 명명되었거나 원주시가 주창한 이름들이다. 시간이 경과하거나 권력에 변동이 생기면 또 다른 이름이 추가될 수 있는 추세다.

앞의 세 가지 이름은 인식에 초점을 둔 것이고, 나머지는 감성에 초점을 둔 이름들이다. 어찌되었든 이름에 따라 원주시를 다른 도시와 확실하고 선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인가? 설령 구별이 가능하다고 해도 유형적 특성과 이미지의 복잡성으로 원주시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과 비슷한 도시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질적이고 복합적인 이름을 붙인다 해도 원주의 정체성과 이미지가 파악되거나 도시의 바람직한 관리 방안이 모색되는 것은 아니다.

원주 이미지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장소의 질(quality of place)에 대한 주관적 평가다. 그 평가는 물리적 환경, 지역사회구조, 역사적 맥락 등을 통해 주민들이 공유하는 체험에 기반하는 것이다. 원주에 있으면 편리한 물리적 환경, 이질적인 지역사회구조, 개방적 역사성을 체험한다.

그래서 생활편익시설에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출신지역과 무관하게 텃세 없이 개방적 사고를 갖게 되며, 지방정치사회의 경쟁과 저항 및 교체를 경험한다. 이런 체험은 강원도 내 여타 도시는 물론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방도시와는 확연하게 구별된다. 따라서 이런 심상을 포괄하는 원주의 이미지는 '살기 좋은 도시'로 인식해도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원주시의 관리방향으로 '살고 싶은 도시'를 제안한다. 살기 좋은 도시가 체험된 삶에 대한 평가로서의 인식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살고 싶은 도시는 판단된 삶(judged life)에 대한 평가로서의 감성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특정 지역이나 도시에서의 생활에 불만족하고 있어도 살고 싶은 경우가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는 마치 선거에서 좋아하는 후보자와 실제로 투표하는 후보자가 다를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렇다면 살기 좋은 이미지의 원주를 살고 싶은 장소로 판단하게 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살기 좋든 또는 살고 싶든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시류에 따라 삶의 의미가 변하기는 하지만, 삶의 경제적 의미만큼이나 사회적 의미도 강조돼야 한다.

아무리 산업이 성장해도 연간 120명 이상 자살하는 도시, 전국 평균 이상으로 강력범죄가 발생하는 도시라면 원주가 살고 싶은 도시는 결코 될 수 없다. 첨단의료산업도시나 건강도시 또는 안전도시보다는 시민들이 편안하고 건강하며 안전하다고 판단해야 시민들이 살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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