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코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증가한다. 겨울은 실외 공기 습도는 높지만 실내 공기는 난방으로 인해 습도가 비교적 낮고, 실외와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덥히고 습도를 조절해야하는 코는 다른 계절보다 일을 매우 많이 해야 하는 계절이다.

코피가 나는 가장 흔한 위치는 양쪽 코 사이에 칸막이 역할을 하는 비중격 앞부분이다. 이 부위는 온도 및 습도 조절 기능의 첫 관문으로 혈관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혈관의 위치 또한 점막 바로 아래 얕은 부위에 자리잡고 있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겨울에 특히 쉽게 출혈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15분 이내에 코피가 자연적으로 멎지만, 약 5~10%의 환자에서는 쉽게 멈추지 않아 입원 치료를 받거나 드물게는 응급으로 수술을 받기도 한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코피가 나면 머리를 뒤로 젖히고 눈 사이를 손으로 누르는 환자들이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방법으로 코에서 나는 피가 목을 통해 기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한다.

때로는 휴지로 코를 막기도 하는데 휴지는 코의 점막을 손상시켜 지속적인 출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집에서 응급으로 먼저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자면, 편안하게 앉은 자세에서 머리는 약간 앞으로 숙이고 양측 콧볼의 앞부분을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압박하면서 입으로 숨을 쉬게 하는 것이다.

이때 솜(탈지면)을 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둥글게 말아 코에 약간 끼도록 넣은 후 같은 방법을 시도하면 덜 아프고, 빨리 지혈할 수 있다. 고혈압이 있거나 연령이 많으신 환자의 비출혈은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이 원인인 경우는 코 뒤쪽에서 발생하여 지혈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며 응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마다 다르겠지만 코피가 멈추지 않는 경우, 자주 반복되는 경우, 코피의 양이 많은 경우 등은 단순한 코피가 아닐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