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주시는 농촌에 산재한 유·무형의 자원을 발굴해 농촌 전통자원을 보전하고 가치를 발굴하는 일을 시작했다. 농촌문화자원의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기록화 하여 사라져가는 농촌문화를 후대에까지 전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유수한 전문가가 시골 곳곳을 누비며 오래전부터 전승 되어온 삶의 양식들을 발굴해 내는데 노력했고 문헌조사와 주민을 통한 농촌전통자원을 파악하기 위해 7개 읍면지역에서 발품을 팔았다.

점차 잊혀가고 사라져 가는 지역의 전통자원을 발굴·조사하고 지속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일을 더 이상 미루면 시기를 놓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무릎에 손자·손녀를 뉘이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장가 대신 불러주던 이야기들이 자료로 축적됐다.

일본군이 백두정기를 끊기 위해 산에 대못을 박아 놓자 마을 호랑이가 내려와 민가 가축을 헤쳤다는 문막읍 진밭마을은 주민들이 쇠말뚝을 꺼내고 당산제를 지내며 호랑이에게 마을안녕을 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것이 신비한 백두정기의 기묘한 힘이었는지, 아니면 하늘도 감동한 마을 주민들의 정성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진밭마을은 6·25 전쟁 때도 큰 피해 없이 지나간 몇 안 되는 부락이었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이 꿈같은 이야기가 소설과 영화로 만들어지고 그것을 통해 외지인들이 진밭마을을 찾게 된다면 또 다른 현대판 전설이 되지 않을까? 마을의 소중한 전통지식자원을 활용하여 특색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아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농촌 전통자원의 가치를 발굴하고 자료화 하는 이 사업이 농촌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것과 더불어 뜻 깊은 문화 상품으로 부상하게 만드는 효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지역 고유의 사라져 가는 풍속을 재현하고 의미있는 체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고 가치 확산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 노력이 밑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우리 마을의 작은 것에 관심을 기울일 때 그 빛을 발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통자원을 활용해 농가소득증대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문화는 작게는 지역문화이지만 넓게는 민족문화의 고유성을 담보하는 한국문화의 전형이다. 지역민의 삶과 문화가 총체적으로 표현된 마을자원을 토대로 마을 소득화와 연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