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이(오른쪽) 대장과 부인 김명순 씨

단구동자율방범대 정용이(54) 대장은 1998년부터 시민들의 안전한 밤을 만들고 있다. 축구동아리 활동 중 주변의 권유로 방범대 활동을 시작한 정 대장은 방범대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15년이 흘렀다.

정 대장은 "봉사단체 활성화는 단체 대표의 의지와 노력이 더해져 회원들이 하나로 화합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회원들과 함께 열심히 봉사활동을 한다면 주위 사람들의 관심도 달라질 것"이라고 봉사 철학을 밝혔다. 그는 "어떤 봉사활동이든 시작했으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 모범이 되는 단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0년부터 단구동자율방범대 대장으로 활동했고, 올해 초부터는 황둔송계자율방범대와 신림자율방범대, 반곡관설동자율방범대, 개운동자율방범대, 단구동자율방범대를 권역으로 묶은 자율방범대 단관팀 팀장을 겸하고 있다.

정 대장은 "경찰 제복과 비슷한 복장으로 활동하는 덕에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범죄자 체포보다 범죄 예방 활동이 우선이기 때문에 각종 범죄가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범대 활동은 동절기를 제외하곤 밤10시부터 새벽1시까지 진행된다, 일반 대원들은 일주일에 1∼2회 방범활동에 참여하지만 정 대장은 일주일에 3∼4번은 방범대로 출근한다. 자신의 조가 맡은 활동 외에 수시로 방범 초소를 찾아 대원들과 방범활동을 하고 있다.

그 사이에 어려움도 많았다. 방범 순찰 외에도 각종 행사 때 교통정리 등 지원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생업은 뒷전이 되기 일쑤였다. 그래서 부인 김명순(49) 씨와 마찰도 잦았다. "아내와 함께 세차장을 운영하는데 낮 시간에 지원을 나가야 할 때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는 정 대장은 "나 뿐 아니라 대부분의 방범대원이 비슷한 고충을 느끼고 마음의 부담을 갖고 있으면서도 누군가는 해야한다는 마음으로 방범활동에 임한다"고 말했다.

방범대 활동을 우선시 하는 정 대장 때문에 부인 김 씨는 섭섭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아파서 앓아 누워있거나 결혼기념일에도 자신의 순번이라고 나갈 땐 너무 야속했다"고 전한 김 씨는 "방범대원 가족 중 불만이 없는 가족은 없을 것"이라며 눈을 흘겼다.

김 씨는 "하지만 지금은 남편이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는 모습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됐다"면서 "아이들도 어렸을 땐 아버지와 놀고 싶다고 불평했지만, 지금은 방범대장으로 활동하는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정 대장은 나이가 들어 방범대 활동을 접는 선배들이 방범대와 인연이 끊어지는 것에 대해 마음 아파했다. "나 역시 나중에 같은 모습이 될 것이고, 선배들과의 인연을 단호하게 끊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정 대장은 올해 초 방범대를사랑하는협회(협회장: 김길선)를 만들고 방범대 선배들이 계속해서 방범대를 지원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단체를 조직했다.

정 대장은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지만 자원봉사자로서 동장과 은장을 수상하게 된 것도 자식들에게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부인 김 씨 역시 "아빠가 봉사하는 모습이 아이들에게도 훌륭한 교육이 됐을 것"이라며 남편의 방범활동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