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강원감영문화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원주시가 실시한 강원감영축제 용역 결과에 따르면 축제의 형식이나 내용보다는 강원감영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강원감영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가치와 콘텐츠를 활용해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관광자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강원감영은 접근성이 용이한 도심에 위치해 있고 감영에 대한 연구자료가 많아 타 도시에 있는 감영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용역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임에도 매년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던 터라 용역결과가 관심을 끌었는데 축제보다는 상설프로그램 운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결론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강원감영문화제는 그동안 시민화합을 위한 축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문성이 담보된 역사문화축제도 아니다보니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때문에 우선은 강원감영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지적은 원론적이지만 적절한 대안제시라고 할 수 있다. 9년전 치악제를 강원감영문화제로 명칭을 변경할 당시 이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강원감영에 대한 역사적 연구와 관련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관심을 가졌다면 정체성 논란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원주시의 결단이다. 용역은 어디까지나 원주시가 정책적 판단을 하기 위한 참고자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용역결과에서 제시된 상설프로그램 운영은 강원감영문화제를 어떻게 치룰 것이냐와는 상관없이 관심을 갖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주시나 문화계 인사들은 강원감영의 가치를 높히 평가하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강원감영의 가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크지 않다. 이번 용역으로 실시한 시민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6%가 강원감영을 관람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강원감영문화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용역에서 제시한 대로 범시민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고, 이와는 별개로 강원감영의 가치를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상설프로그램을 조속히 운영해 시민들이 강원감영을 즐겨 찾도록 하는 노력이 시급히 요구된다.

상설프로그램은 시민들 사이에서 주말에 강원감영에 가면 볼만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인식할 정도로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공연의 질 또한 높여야 한다. 또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의 학습과정에 포함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원주에서 자란 아이들이라면 1년에 몇번은 강원감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면 강원감영은 원주시민들이 즐겨찾고 사랑하는 문화재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는 갈수록 침체돼 가고 있는 도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강원감영과 조선시대 생활상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주관단체 문제로 파행을 겪고 있는 강원감영문화제가 이번 용역을 계기로 혼란을 종식시키고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