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회갈등 수준은 OECD 27개 국가 중 종교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

갈등의 정도를 따지면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운 최악의 후진국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최대 24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경제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사회갈등지수가 OECD 평균수준으로만 개선돼도 1인당 GDP가 최대 21%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한다.

필자가 3년간 의정활동을 통해 살펴본 강원도 형 갈등은 부지기수(不知其數)이지만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세 가지 유형을 살펴봤다.

우선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갈등이다. 앞서 강원도정을 이끌었던 위정자들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마치 세상이 바뀌기라도 할 듯 요란하게 선동했다. 그래서 도민들은 묵묵하게 희생을 감수하면서 세 번의 도전에 기꺼이 응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을까? 평창동계올림픽 핵심 기반시설이라며 조성한 알펜시아는 아직도 1조원 가까운 빚을 갚지 못한 채 강원도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책임져야할 사람은 정치적 지위만 드높인 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사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겐 고통과 갈등만 떠넘겨져 있다. 이제라도 시기가 늦은 것은 아니다. 정파를 초월한 절대적 협력이 필요하다.

경기장 시설은 어떤가? 이미 앞선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른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경기장은 자칫 그 지역의 유산이 아니라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앞으로 동계올림픽 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불과 4년.

하지만 경기장 사후 관리 대책에 대해서는 뾰족한 묘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나 강원도의 모습이다. 지금이라도 경기장, 경기종목 분산개최에 대한 갈등을 갈등으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고민과 해법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강릉원주대 문제이다. 이 또한 두 지역 대다수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추진했던 위정자들에 의한 희생양이다.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결정이라는 미명아래 지역 대학과 연계된 지역 정서와 문화는 뒷전으로 밀렸다.

그 결과 또한 강원도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할 원주와 강릉은 반목과 대립으로 얼룩지고 있다. 분명 이러한 해묵은 갈등은 해당 지역은 물론 강원도 발전을 퇴보시키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출발점은 대학 교육에 있다고 확신한다.

지금이라도 강릉원주대는 통합 이전으로 되돌려 분리시키고 나아가 교육부의 1도 1국립대 원칙에 따라 강원대라는 이름으로 통합해 지역 간 갈등을 해소시키고 경쟁력을 동반 상승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출신 강원도 국회의원들께 당부 드리고 싶다. 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중앙 정치권 논쟁과 갈등의 중심에 스스로를 서게 하는 것인가? 결과적으로 얻어지는 유명세와 당내 입지를 고려한 행동이라면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강원도 국회의원은 개인 직업이 아닌 강원도 9개 선거구 주민들의 대표다. 면책특권을 이용해 사실적 증명이 되지 않은 그런 발언들은 자신들의 선거구, 강원도,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는 갈등의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현재 강원도는 산적한 현안 속에 좌초 위기를 겪는 배와 같다. 지금이라도 강원도 국회의원들이 강원도정과 지혜를 모아 더 넓은 바다로 강원도호가 나아갈 수 있도록 힘써 주길 간곡히 바란다.

이러한 갈등해소를 위해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강원도, 그리고 도출신 국회의원들이 모든 열쇠를 쥐고 있진 않다. 하지만 갈등으로 인한 도민 분열과 사회적 소모비용을 생각한다면 그들을 포함한 지역 정치권이 방관해서는 안 될 문제이다. 대화와 타협 속의 건전한 갈등은 사회에 활력을 주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깊은 대립의 골을 만들어 모두를 낭떠러지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원도민과 강원도의 미래만을 바라보는 지역 정치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