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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민은 건강해졌는가
2013년 09월 23일 (월) 김명환 상지대 행정학과 rytn wonjutoday@hanmail.net
   

경제의 외연적 성장이 인간의 가치체계에 초래한 변화는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의 증대이다. 즉 잘 산다는 것의 경제적 의미가 필연적으로 잘 산다는 것의 인간적 의미 또는 사회적 의미까지 함축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의 변화이다.

다만 고조되고 있는 관심에 비해 무엇이 삶의 질이고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치된 합의가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여러 논의들을 종합해보면 사회복지, 교육문화, 안전성, 쾌적성, 편리성, 건강성 등이 삶의 질을 구성하는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그 중 '사람들이 육체적 질병과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라는 건강성이 핵심적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도시화의 진전에 따라 건강하지 못한 환경적 조건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도시의 건강에 관심의 초점을 두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는 1986년 '건강도시' 사업을 제안했고, 이 사업은 세계 여러 도시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원주시는 2004년 세계건강도시연맹에 가입한 후, 대한민국 건강도시연합회의 창립회원이 된 바 있다. 그동안 원주시는 이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조례의 제정, 전담부서의 설치, 중기계획의 수립 등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원주시민은 얼마나 건강해졌는가? 과연 건강도시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도시의 주민보다 원주시민은 더 건강해졌는가? 사업추진 10년을 목전에 두고 평가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물론 원주시는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추진해왔던 각종 프로그램의 성과도 평가하리라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 조사나 평가만으로는 '시민들이 얼마나 건강해졌는가'라는 이 사업의 목표달성 여부를 파악할 수가 없다.

우선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원주시의 건강'이 아니라 '원주시민의 건강'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렇게 보면 프로그램의 산출을 통해서는 결과를 파악할 수 없다. 예컨대 재원과 인력을 투입하여 교통안전시설을 확충하고 상담센터를 운영하였다면 확충된 시설면적이나 상담건수만큼 산출을 얻은 것으로 평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교통사고 건수나 자살률이 정체되었거나 증가했다면 성과가 없거나 실패한 사업으로 보아야 한다. 전국 77개 도시 가운데 원주시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매년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 관련 프로그램이 재검토되어야 한다. 나아가 사업의 성패는 교통사고 건수나 자살률의 증감이라는 성과보다는 시민들이 더 안전해졌다거나 또는 건강해졌다는 의식의 변화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를 통해서는 건강사업의 성과는 물론 원주시민의 건강성을 측정할 수 없다. 예컨대 흡연율의 조사결과는 금연프로그램을 사업의 내용에 포함하고 있지 않다면 성과평가에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이 조사의 대상은 원주시민이 아니라 원주시의 가구단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응답자의 인구사회학적 통계치의 파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조사의 결과로는 원주시민의 건강성이 파악되지 않는다.

한편 이들 평가나 조사를 통해서는 건강도시사업의 정책적 시사점을 얻을 수 없다. 평가나 조사에 의한 정책적 시사점은 자원배분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프로그램의 산출만을 평가하거나 가구단위 전체의 조사결과는 마치 전국의 평균기온만을 예보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다양한 프로그램 가운데 어떤 것에 얼마를 투입할 것인가, 면지역과 동지역 가운데 어디를 우선할 것인가, 젊은 연령층과 노년층 가운데 어느 쪽을 위한 사업을 우선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정보가 요구된다.

이들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수요조사가 있어야 한다. 그 수요는 관료나 전문가의 판단이나 직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의식에서 도출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관료나 전문가는 결코 천사가 아니며, 시민은 자치행정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한편 조사는 가구단위가 아니라 지역별, 연령별, 성별 등 인구사회학적 분석을 통해 정책적 유용성의 확보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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