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을 대상으로 7월부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이후 수치상으로는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실상은 음식물쓰레기를 종량제봉투에 담아 폐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원주시는 종량제 시행 한 달이 지나자 보도자료를 내고 음식물쓰레기가 급감했다고 홍보했다. 작년 7월 공동주택에서 배출된 음식물쓰레기는 1천673톤이었으나 올해 7월에는 870톤으로 48%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수집·운반 처리비도 전년 대비 1억6천600만원을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환경미화원들과 쓰레기매립장 주민감시요원에 따르면 종량제 시행 이후 종량제봉투에 음식물쓰레기 넣어 불법 배출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종량제 시행이후 배출량을 줄인 것이 아니라 일부 또는 전부를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렸다는 얘기가 된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적용 대상은 공동주택 181개 단지, 7만5천여 세대로 7월 한 달 동안 배출한 음식물쓰레기는 세대당 평균 11.6㎏이다. 이에 따른 수수료는 월 배출량 20㎏ 미만이면 ㎏당 80원을 적용하기 때문에 세대당 925원 정도다. 종량제 시행 전에는 정액제로 세대당 월 1천원씩 냈기 때문에 수수료는 조금 줄었다. 그러나 종전과 같이 버렸다고 해도 수수료는 세대당 2천원 정도에 불과하다. 결국 월 1천원을 아끼자고 상당수 가정이 종량제봉투에 음식물쓰레기를 투기하는 불법을 저지른 셈이다.

게다가 쓰레기매립장 내 RDF 연료화시설의 수명을 단축시킬 우려가 높다. 종량제봉투에 담긴 쓰레기는 RDF시설에서 소각하는데 음식물쓰레기가 포함돼 있으면 음식물에 함유된 염화나트륨이 기계를 부식시키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1천원을 절약했는지 모르지만 세금 220억원 들여 만든 연료화시설을 망가뜨리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음식물쓰레기를 모았다가 외곽지역 풀숲에 갖다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직접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행위로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는 것보다 더 잘못된 행위이다. 　

쓰레기종량제는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부과함으로써 발생량을 줄이는데 목적이 있다. 음식은 생산, 유통, 보관 및 조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먹을 양 만큼만 조리해 쓰레기를 최소화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쓰레기종량제를 실시하는 궁극적 목적은 여기에 있다. 때문에 시민의식 실종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종량제를 시행한 의미가 없다. 강력한 단속시스템을 도입해 불법행위는 더 큰 금전적 손해와 부끄러움으로 돌아온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또한 종량제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켜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의식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20여년 전 우유팩을 씻어 말린뒤 재활용으로 분리배출하던 시절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