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대와 강릉대가 통합한지 벌써 6년이 지났다. 시계바늘을 통합당시로 돌려보자. 당시 정부는 각 지역에 서울대 수준의 국립대학 1개를 육성하겠다며 인센티브를 내걸고 국립대학간 통합을 유도했다.

이에 강원대와 강릉대가 원주대에 통합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이왕에 통합한다면 강원도를 대표하는 강원대와 통합하는 것이 원주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원주대는 예상을 뒤엎고 강릉대와 통합했다. 이후 원주대와 지역사회는 통합대학 교명문제로 2년동안 홍역을 치렀다. 통합당시 통합대학 교명은 지역명을 배제하기로 했는데 강릉대가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강릉원주대는 지금까지 지역사회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됐다.

그런데 강릉원주대는 최근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통합 당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 강릉대와 원주대 통합은 원주가 강릉에 비해 수도권과 가깝고, 발전하는 도시여서 원주대학을 4년제 대학으로 육성할 경우 강릉대의 경쟁력 강화와 원주대 발전이라는 윈윈효과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강릉대는 통합후 강릉에 있는 공과대학을 원주로 이전하는 등 원주대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통합한지 6년이 지났음에도 원주대는 4년제 대학이라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이번 구조개혁안을 보면 원주에 있던 음악과와 패션디자인학과를 강릉으로 이전하고 원주에 설치하기로한 공대이전은 없었던 얘기로 돌렸다.

강릉 지역사회가 공대이전을 강력하게 반발하자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문제는 이번 구조개혁안은 원주대 발전은 뒷전이고 강릉대 경쟁력만 우선시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교명변경으로 원주시민들의 자존심을 짓밟혔는데, 이번에는 통합의 근본목적을 무시하는 구조개혁을 단행한다면 원주대와 강릉대 통합은 더이상 의미가 없게 된다.

그런점에서 지난달 25일 원창묵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강릉원주대 학사구조개편안에 문제를 제기하고 강릉원주대를 다시 분리해 원주대와 강원대 통합을 제안한 것은 원주의 자존심을 지키고 원주대 발전을 위한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강릉 지역사회도 공대이전은 불가하다며 원주대와 강릉대로 분리하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원주대와 강릉대 통합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원주대 구성원들과 원주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 우선은 강릉대에 공대이전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통합을 백지화할 것임을 밝히고 진전이 없으면 대학분리 및 강원대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다.

6년전이나 지금이나 원주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강원대와 통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원주대강원대간 통합은 강원대 입장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고 정부의 1도 1국립대학 육성에도 부합한다. 또한 교명변경으로 짓밟힌 원주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