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조직사회이다. 모든 조직은 경계와 울타리가 있고 환경과 상호작용한다. 조직에 있어서 환경은 조직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조직의 영향을 받는 일련의 요소로서 조직과 환경은 상호 의존관계에 있다.

그리고 조직의 가장 전형적인 환경은 바로 다른 조직이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다른 조직을 통해서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 한다. 조직은 자원의 제공자, 고객, 자원경쟁자, 통제자 등의 활동을 통해 다른 조직과 관계를 형성한다.

접경지역으로서 강원도 전역은 물론 원주지역에는 다수의 군부대가 지속적으로 주둔하고 있다. 따라서 원주지역사회라는 조직은 군대조직과 다양한 국면에서 고객이나 자원의 제공자 또는 경쟁자로서 상호작용한다.

군부대 이전이나 군사시설보호구역의 설치 등은 토지자원 이용을 둘러싸고 경합한다. 부대의 기름유출에 의한 토양오염이나 부대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의 경우는 지역주민이 통제자로서 군과 대립적 관계를 형성한다.

한편 각종 재난 예방과 복구가 군의 주요 임무로 확장되면서 군은 지역사회와 조우한다. 즉 대규모 산불, 홍수, 폭설 등 재난이 발생하면 군은 인력과 장비를 지원함으로써 자원의 제공자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한다. 또한 영외거주자의 지방세 납부, 군의 물자구입, 면회객의 물품구매, 농촌일손 돕기 등의 경우는 군이 지역사회의 고객으로서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국면이다.

이상 관계국면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다수의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원주지역사회는 그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 군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원주지역사회와 군이 조직간 대립적 요소를 완화하고 호혜적 요소를 강화하기 위한 대안의 탐색이 요구된다.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우선 시민사회, 지방정부, 군을 포괄하는 상설 협력협의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이 협력협의회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조직간 갈등의 조정방안을 창출하는 협력기획단과 함께 여기서 발굴한 사업이나 방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지원본부의 설치도 요구된다.

한편 제도가 제대로 운용되기 위해서는 상호교류를 통한 신뢰의 구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다만 신뢰구축을 위해서는 종래 일부 시행되고 있는 관·군의 관계보다는 민·군의 관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야 할 것이다. 협력체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군이 상호작용하는 몇 가지 관계의 국면에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군부대 이전이나 군사시설 입지를 결정할 경우 토지이용계획 입안단계부터 주민참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토지이용 갈등은 대부분 보안을 이유로 결정한 내용을 공청회나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사후적으로 공개하는데서 불신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군사훈련이나 부대운용과 관련된 환경갈등은 피해 공동조사를 바탕으로 적정한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공동조사는 관·군 합동조사가 주민으로부터 불신을 초래하기 때문에 주민 또는 시민단체 참여가 허용돼야 한다. 아울러 군은 군사시설 현대화와 훈련의 탄력적 운용을 통해 피해 예방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셋째, 군의 재난관리 지원체계가 일부 보완돼야 한다. 대형재난이 발생하면 1차적으로 주민으로서 실질적인 피해가 지역사회에 귀속된다. 따라서 재난관리체계는 지방정부와 군의 관계 이외에 주민 또는 민간단체의 역할을 엮어낼 수 있도록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군 주둔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효과를 정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사실 원주지역사회는 군부대 입지에 따른 편익이 사회적 비용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영외거주자 물품구매나 지방세 납부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정도에 대한 구체적 분석결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군부대가 떠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기 위해 주정부가 스스로 군 주둔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이것에서 시사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