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가 지난 주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보행환경개선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만들었다. 특위는 원주시와 합동으로 도심 내를 직접 걸으면서 보행환경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보행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보행환경 개선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이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아울러 선진도시로 진입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다.

따라서 이번 특위 활동은 단순히 불편한 곳을 찾아내 개선한다는 차원에 그쳐서는 안된다. 이제 원주시는 인구 50만명 도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인구가 증가하면 필연적으로 차량증가로 이어져 교통혼잡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보행환경도 지금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도심 내 도로나 인도를 확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행환경 개선 방향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차량과 사람모두가 만족할만한 해결방안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람 이 중심이 되는 도로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원주시는 지난해 원일로, 중앙로를 일방통행으로 전환하고 보행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도심 내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범위 내에서 진행했다. 당초계획에 있었던 자전거도로를 설치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 결과 차량흐름이 예전보다 빨라지면서 보행자 위험도는 더 커졌다. 사람이 중심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차량은 다소 불편해지더라도 사람이 편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특히 원일로 등 도심내는 차량진입을 억제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과감한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특위활동은 50만 도시를 전제로 단계별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의 문제해결에 급급하다보면 효과도 미미할뿐만 아니라 찔끔개선은 예산낭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태조사는 이용자 중심에서 진행해야 한다.

특위 위원들이 공무원들과 직접 걸으면서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실제 그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느끼는 불편은 찾아내기 어렵다. 게다가 장애인이나 노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기도 어렵다. 쉽지는 않겠지만 현장조사시 그 일대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과 교통약자를 대동해서라도 실질적이고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보행환경 개선은 일반적으로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때문에 문제점은 알고 있으면서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시행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특위활동은 단순히 정책을 제안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 예산확보까지 담보한 조례제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