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보양식으로 구수하고 깊은 맛이 느껴지는 누룽지 백숙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판부면 금대리에서 5년째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궁중누룽지백숙(대표: 박종대, 허정원)'은 무엇보다 누룽지의 구수한 향과 담백함이 일품인 백숙집이다. 찹쌀과 찰옥수수가 어우러져 누룽지 본연의 구수한 맛 뿐만이 아니라 옥수수의 쫀득한 질감이 입안가득 맴돈다.

그래서인지 구수한 맛과 향이 다른 누룽지 백숙에서 느낄 수 없는 담백함을 만들어 낸다. 담백함을 만들어 내는 또 하나의 비법은 바로 한약재. 닭이나 오리고기 특유의 잡내를 없애고, 고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황기, 엄나무, 당귀 등 7~8가지 한약재로 육수를 낸다.

한약재 냄새가 지나치면 고기 맛을 떨구는데 고기의 잡내만 잡아주고 고기 맛을 잘 살렸다. 고기를 먹고 난 뒤 먹는 누룽지 탕은 별미 중 별미다. 누룽지와 찰옥수수가 조화롭다. 처음엔 나오는 누룽지 탕을 보고 '저걸 어떻게 다 먹을까?' 생각 하지만 먹다보면 어느새 바닥을 보이고 있는 그릇을 발견하게 된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 바빠지는 건 숟가락 뿐.

박 대표는 어떤 음식에도 화학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상추, 오이, 고추, 갓 등 채소는 웬만하면 가게 주변 텃밭에서 직접 길러 사용한다. 새콤달콤한 깍두기와 알싸하고 톡 쏘는 맛의 갓 김치, 부추를 송송 썰어 넣어 매콤하게 버무린 즉석 배추 겉절이는 그 어떤 것이 백숙과 더 잘 어울리는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세 가지 김치를 하나씩 백숙과 곁들여 먹어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그리고 하나 더, 텃밭에서 기른 상추, 오이, 당근 등을 듬뿍 넣고 만든 쟁반 막국수도 맛 보지 않으면 섭섭하다. 특히 직접 담가 숙성시킨 과일 효소에 채소를 갈아 넣어 만든 새콤 달콤한 특제 양념을 쓴다. 백숙을 먹지 않더라도 쟁반 막국수를 먹기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원주산 옻 진액으로 요리한 옻 백숙은 이 집의 자랑이다. 옻 백숙은 고기가 더 연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며, 한번 맛을 본 사람은 계속 옻 백숙만 찾을 정도로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건강식이다.

특히나 소화를 잘 못시키는 분들이나 위장이 약한 사람들에게 안성맞춤. 손님의 건강을 생각해 모든 음식을 저염식으로 만들고 있다. 백숙을 할때 특별히 간을 하지 않고, 김치류도 약간 싱거울 정도로 간을 맞춘다는 것. 그래서 입원 환자들을 위해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많다.

백숙이 제 맛을 내려면 30분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예약을 하고 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아니면 백숙이 끓는 동안 식당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가게 뒤편에서 금대리 계곡물이 시원하다. 요즘같은 더위에 계 곡 물에 발을 담그면 잠시라도 시름을 달랠수 있다. 기이한 자연석이 가게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황토로 지은 건물 덕분에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 날이 더워 처지기 쉬운 요즘 시원한 황토방에서 구수한 누룽지 백숙 한 마리 먹으면 몸이 거뜬해진다. 시내에서 20분 정도 거리이기 때문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편안하고 시원한 자연의 맛을 만끽할 수 있다.

메뉴는 닭백숙 3만2천원, 오리백숙 3만8천원, 옻닭 3만7천원, 옻오리 4만3천원, 쟁반막국수 1만2천원, 감자전 7천원. ▷문의: 762-3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