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면 보통리 파란지붕 집에는 3식구가 산다. 이근복(82)·김영근(81) 내외와 이들이 모시는 어머니 박복이(103) 여사가 살고 있다. 3명 모두 허리가 굽었지만 103세 시어머니 앞에서 81세 며느리는 늘 조심스럽다.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위해 밥을 차리고 수저 위에 반찬을 올려주고 밥그릇을 비울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

김 할머니가 17세 되던 해 시집을 왔을 때 시어머니는 그야말로 호랑이 같았다고 한다. 가마솥에 밥을 태우는 날이면 불호령이 떨어졌다. 수백 번 넘게 도망치고 싶었지만 가족을 위해 참고 또 참았다. 1980년에는 위암에 걸린 남편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가족 생계를 위해 직접 농사일에 뛰어들어야 했다.

여자의 몸으로 살림과 생계를 책임지면서 6명의 자녀를 모두 출가시켰다. 그렇게 65년이 흘렀다. 김 할머니는 "시어머니가 평생 건강할 줄 알았는데 가는 세월은 어찌할 수가 없다"며 "가족 모두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젊었을 때는 보통리 부녀회장을 맡아 마을 발전을 위해 앞장섰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았다. 김 할머니의 효행은 이웃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김 할머니는 제17회 강원도 선행도민대상 효행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7월 8일 열리는 도민의 날 기념식에서 도지사 상을 수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