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997년 중앙선 복선화사업(청량리-서원주)을 시작하면서 원주를 수도권광역전철(이하 전철) 구역에 포함시켰다. 그런데 2001년 갑자기 서울대에 용역을 의뢰해 예상 승객이 적어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철구간을 용문역까지로 축소했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지역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무관심하게 지나쳤다. 그리고 수년 후 양평군의 양동역과 지평역 지역민들이 원주시를 찾아와 원주까지 전철 연장운동을 함께 벌이자고 제안하자 한동안 관심을 갖는 듯 했지만 곧 잊혀졌고 요즘은 성남-여주 전철을 원주까지 연장하는 일이 주된 현안이 되고 있다.

그런데 중앙선 복선공사를 하면서 양동과 지평역에는 일반철도용 저상(低床)홈과 전철용 고상(高床)홈을 동시에 설치했고 앞으로 서원주역에도 2가지 홈을 모두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전철이 원주까지 연장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역무원이 없는 구둔역과 매곡역에는 고상홈이 설치되지 않아 수도권전철의 원주연장은 현재로선 소문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고상홈 설치는 수도권전철의 원주연장에 가능성을 보여주는 변화의 조짐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중앙선의 제천방면 복선공사와 원주-강릉 전철공사가 이미 착공돼 2017년 말쯤에는 남원주역(제천방면)과 만종역(원주역으로 개명, 강릉방면)이 각각 제 기능을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평창올림픽을 위한 서울 수서-용문 구간(44㎞) 철도신설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여주-원주 구간을 포함해 인천공항과 평창을 잇는 철도건설 계획의 중심에 원주가 위치함으로서 원주권의 철도환경은 '새로운 원주철도시대'를 향해 급히 달려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철도환경의 급변속에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현 원주역의 존치 여부이다. 현 원주역의 이름을 '강원감영역'으로 변경하고 그대로 존치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물론 만종-원주 구간의 단선철도(4㎞)도 마땅히 존치해 원주역을 서울-원주 수도권전철의 종착·시발역으로 활용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해 이와 관련 원주투데이 지면을 통해 두 차례 '원주철도시대와 강원감영역'(2012.1.25, 2012.5.14) 이란 제목으로 현 원주역의 중요성을 강조한바 있지만 재삼 강조하거니와 원주역은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

서울의 상권이 지하철 역세권 중심으로 재편된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주역이 존치돼 수도권전철의 역세권 효과가 원주역까지 이어지면 무너진 원주 구도심 상권 회복과 군지사터 및 정지뜰 개발에 힘이 실리고 홀로 발전하는 남원주 쪽과의 균형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춘천중심지에서 먼 곳으로 통과하고 있어 춘천의 불만이 자주 표출되고 있다. 춘천JC(동산면)에서 춘천IC와 홍천IC의 거리는 홍천이 조금 더 가깝다. 아마도 이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지역발전에 관심이 많은 춘천시민들의 성화에 고속도로 노선이 춘천시내 쪽으로 가깝게 변경됐을지도 모른다.

시가지 전철역은 시가지 중심에 있어야 한다. 원주역은 역사성도 있고 위치도 실용적인 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또한 원주역 존치에는 기존시설을 활용함으로서 별도의 예산도 소요되지 않는다. 원주시가 역사 주변의 남는 터를 매입해 주변을 효과 있게 개발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며 강원감영과 함께 전국적인 명물이 될 것이다.

요즘 여주-원주 연결 문제가 지역의 중요 현안이긴 하지만 앞으로 4~5년 후 현실로 다가올 원주철도시대를 앞두고 이러한 다소 미세한 것처럼 보이는 문제도 결코 소홀이 해서는 안 된다. 철도 같은 SOC사업은 완공 뒤에는 시정이 어렵다.

철도당국은 원주역 존치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지금 바로 철도당국의 확실한 약속을 얻어내고 원주역 존치를 전제로 철도시설 공사를 진행하도록 손을 써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