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지원하는 입지보조금을 내년부터 폐지키로 결정해 우려된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업의 지방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2004년부터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해외진출 기업이 지방으로 돌아오는 경우 입지 금액의 15∼45%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입지보조금을 폐지하는 대신 설비투자 지원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지방투자 촉진사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원주는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춰 수도권 기업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 수시로 바뀌면서 이제는 비선호 지역이 됐다. 가장 큰 직격탄은 지난 2011년 1월 정부가 원주를 수도권 인접지역에 편입시킨 것이었다.

편입 전에는 이전기업에게 부지매입비의 40%가 입지보조금으로 지원됐지만 편입 이후 15%로 축소됐고, 설비투자 지원율도 10%에서 7%로 줄었다. 편입 전인 2010년 원주시와 기업이전 MOU를 체결한 기업은 16곳이었으나 2011년 6곳, 2012년 4곳으로 급감한 결정적 이유도 보조금이 줄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원주시와 지역 정치권의 노력으로 지난 3월 원주기업도시와 원주혁신도시는 지원우대지역으로 편입됐다. 이로인해 (주)원주기업도시는 최근 (주)네오플램과 분양계약을 체결했고, (주)인성메디칼, (주)드림텍과 기업이전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이같은 훈풍이 부는 와중에 이번 입지보조금 폐지 결정은 찬 물을 끼얹는 셈이다. 지원우대지역 편입으로 입지보조금이 15%에서 45%로 상향됐으나 내년부터는 폐지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원주 입장에서 보면 정부 정책이 몇개월 만에 오락가락 한 셈이다.

입지보조금이 없는 상황에서 설비투자 지원율을 올린다고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것으로 기대하는 건 무리한 발상이다. 이로인해 기업유치 환경이 악화되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지방세수가 감소하는 등 지역경제는 경쟁력을 크게 상실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을 촉진시킬 정책이 제시돼도 시원찮을 판에 입지보조금을 폐지한 이번 결정은 재고돼야 한다.

아울러 원주시의 기업이전 전략을 이번 기회에 재정비해야 한다. 원주시는 지난 2011년 2월 기업·투자유치 전문가 5명을 투자유치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공격적인 기업 및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했지만 실적은 없었다.

현재 공무원 3명이 기업유치 업무에 투입돼 있지만 이들은 유치한 기업의 관리까지 담당하기 때문에 기업유치에 올인할 처지가 못된다. 전임시장 시절에는 서기관을 단장으로 하는 T/F팀을 가동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원창묵 시장 취임 이후 오히려 퇴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유치 업무의 재정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