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는 대형 프렌차이즈 업체부터 행구동에 즐비한 길카페까지 많은 커피전문점이 있다. 하지만 생두를 직접 볶아 잘 섞어 커피를 만드는 '진짜' 커피전문점은 얼마나 될까?

단구동 남원주초등학교 맞은편 안 쪽 골목에 '시간의향기(대표: 최대봉)'를 찾았다. 쇼윈도 너머 대형 로스터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가게에 들어서면 LED등으로 환하게 밝혀 놓은 세계지도가 눈길을 끈다. LED등이 점등된 곳은 지금 시간의향기에서 갖고있는 커피 원두 원산지다.

최대봉 대표는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하고 있다"며 "에스프레소 음료와 바리에이션 음료, 핸드드립, 생과일쥬스 등 모든 음료는 '생'이 아닌 것이 없다"고 말했다. 파티쉐인 최 대표의 아내 여현경 씨가 사이드 메뉴를 준비하고 있어 메뉴 대부분에서 최 대표 부부의 손을 거친 '수제'로 탄생한다. 특히 핸드드립 커피는 추천할 만 하다.

손님이 지금 상황에서 어떤 커피를 마시는 게 좋을 지 최 대표가 직접 권해준다. 최 대표는 "손님 취향에 따라 단맛을 원하는 분에게는 케냐AA 같은 원두를, 비오는 날엔 가라앉은 기분을 포근히 감싸주는 인도네시아 만델링을 추천한다"며 "손님들이 커피에 대해서 알기를 원하는 것 보다는 어떤 맛을 원하는지 알면 적합한 맛을 권해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로스터기에서 각각 볶은 원두 5종을 블랜딩 한 뒤 최상의 맛으로 뽑아낸다. 그는 "커피를 하는 사람들은 보통 자가당착에 빠지기 쉽다"며 "보다 나은 맛을 추구하기 위해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로스팅에 실패한 원두를 과감히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뜻한 에스프레소 음료를 위한 그라인더와 바리에이션 음료를 위한 그라인더를 별도로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최고의 맛을 위해 핸드드립용 커피를 위한 그라인더도 별도로 마련해 쓴다.

보통 사람들에겐 생소한, 사이폰으로 추출하는 커피는 핸드드립에 비해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추출하는 과정 또한 보는 이들에겐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흔하지 않은 주전자를 사용하는 터키식 커피 등 이 곳에서 커피를 위한 아이템들은 인테리어용이 없다.

최 대표는 인테리어에서 미적 요소와 실용적 요소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거리를 묘사한 벽 인테리어와 소모임 스터디에 적합한 안쪽 테이블은 매력적이다.

소음을 차단하기 위한 흡음제를 천장에 사용했고, 별이 빛나는 밤하늘 느낌을 살렸다. 아직 모으고 있는 중이라는 책장과 작은 선인장 화분 등이 아기자기 하다.

각종 원두 커피는 5천원, 아이스는 6천원이다. 에스프레소와 바리에이션 음료는 3천원부터, 생과일주스는 5천원 선에서 판매한다. 스페셜 원두도 준비돼 있다.

수제조각케이크와 샌드위치, 허니브래드 등 사이드 메뉴와 허브티로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오전11시부터 자정까지 문을 연다. ▷문의: 766-6616(시간의향기)

Tip ▷로스팅: 커피콩을 볶는 일 ▷그라인더: 볶은 커피콩을 입자로 만드는 분쇄기 ▷블랜딩: 커피 섞는 작업 ▷사이폰: 가열·진공을 통해 커피를 추출하는 필터 ▷바리에이션: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다음 다른 재료를 섞어 만든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