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장동 요진2차아파트가LED등 교체공사로 시끄럽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LED등 교체공사를 하면서 전기공사 무면허업체에게 공사를 맡겼는가 하면 공사금액도 통상적 수준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는 것이다.

본보 취재결과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공사업체 모두 무면허 업체임을 인정했고 공사비용에 대해서는 A/S 기간 등을 들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원주시도 입주민들이 제기한 민원에 대한 업체선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회신했다.

문제는 아파트에서 보수공사 등을 실시할 경우 업체선정 및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이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입주자 대표는 "관리소장이 결정한 부분이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이 입찰 등과 관련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했거나 책무를 소홀히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요진2차아파트 문제처럼 아파트 관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아파트 관리주체와 공사업체간 비리와 관련이 있다. 그렇다고 이번 문제가 비리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비리 여부는 경찰이 수사를 해야만 알 수 있다.

아파트 관리비 집행과정에서 민원이 끊이지 않는 첫번째 원인은 관리비 집행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고, 입주민들이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60%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아파트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담금은 연간 1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입주민들 중 상당수는 관리비가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입주자 대표도 출마자가 많지 않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적극성도 부족한 편이다. 그렇다보니 관리소장과 입주자 대표가 결탁해 비리를 저지른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주택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보수공사 입찰과정과 관리비 사용에 대해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고, 자치단체가 문제가 있는 아파트를 감사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만드는 등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국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이와 유사한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와는 별개로 경기도는 아파트 관리비 비리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 30여명으로 공동주택 관리 조사단을 발족시켰다. 입주자들이 조사를 요구하면 조사단을 투입해 문제가 없는지 밝혀 내겠다는 것이다.

원주시는 아직 이렇다할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건지, 아니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더이상 뒷짐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주도 아파트 거주자가 60%를 넘는다. 아파트 관리비 집행에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불필요한 생활비 지출을 줄여줄 뿐만아니라 시민사회의 건강성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