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불판에 주인장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배추김치와 콩나물 무침, 왕새우, 생삼겹살을 얹는다. 노릇하게 삼겹살이 익어갈 때쯤 왕새우는 맛깔스런 붉은 빛을 띠고, 삼겹살의 고소한 향내가 코를 스치면 입안에서 저절로 군침이 돈다.

명륜2동 소방서 뒤 로얄사우나 맞은편 '왕새우 생삼겹(대표: 황은자)'은 도톰한 삼겹살과 큼직한 왕새우, 김치·콩나물의 궁합으로 유명한 집이다.

삼겹살은 지방의 부드러움과 쫀득한 육질의 고소한 맛 때문에 자주 찾는 음식이다. 그런 삼겹살만 먹어도 맛있지만 삼겹살 기름에 잘 구운 왕새우 맛이 이집의 별미다. 상추쌈으로 평범하게 먹을 수도 있지만 새콤 달콤한 부추·양파절임과 함께 먹는 삼겹살도 좋다.

또 숙성된 김치가 익으면 김치에 삼겹살을 싸서 먹거나, 아삭한 콩나물 쌈도 썩 잘 어울린다. 이렇게 기호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다. 이외에도 새송이 버섯과 양파가 적당히 익으면 '이 맛은 어떨까 저 맛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데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얼핏 보아서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삼겹살과 왕새우와의 조합도 묘하게 맞아떨어져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 '이런 맛이구나'하는 감탄을 만들어낸다. 특히 속살이 하얗게 익은 왕새우와 아삭한 콩나물은 입안에서 담백하면서도 순한 매운맛을 일으키고, 주인장이 직접 담근 배추김치와 삼겹살을 돌돌 말아 한 입 넣으면 시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그만이다.

이렇게 먹다보면 젓가락질은 쉴 새 없이 빨라지고 어느 순간 허리띠는 점점 배를 조여오지만 먹는 맛에 이끌려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한다.

황은자 대표는 "손님들이 잘 익은 김치와 콩나물, 삼겹살의 고소한 맛을 좋아 한다"며 "새우를 따로 주문하시는 분도 많아 취양에 맞게 드실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삼겹살로 어느 정도 배를 채웠다 싶으면 개운한 된장찌개로 마무리를 한다. 청양고추, 버섯, 애호박, 양파, 두부가 한데 어우러져 구수하다. 삼겹살의 기름기를 말끔하게 씻어주는 기분이다.

맛도 뛰어나지만 가격 또한 저렴하다. 질 좋은 국내산 암퇘지만을 골라 쓰는데 1인분(200g)에 8천원. 1만원 이상하는 곳이 즐비한 현실에서 가족끼리 와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새우구이는 한 접시당 1만원, 된장찌개는 2천원이며 가브리살(1인분 1만원)도 있다. 황 대표는 예전에 고추장 삼겹살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경험이 있는데, 지금은 예약제로만 고추장 삼겹살을 판매한다.

오후5시부터 밤10시까지 영업한다. 연중무휴이며, 70석 규모. ▷문의: 762-2225(왕새우 생삼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