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은 끓이면서 먹는 음식이다 보니 무더운 여름에는 어울리지 않는 메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예로부터 열은 열로, 추위에는 찬 것으로 다스린다고 해서 무더운 여름에 일부러 뜨거운 음식을 찾아 먹었다. 다가오고 있는 이번 여름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 감자탕으로 보양 하는 것은 어떨까.

돼지 등뼈에 들어 있는 '감자'부분이 사용된다고해서 이름 붙여진 '감자탕'. 두툼한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는 감자탕에는 살 뿐만이 아니라 불려 놓았던 당면, 아삭 아삭 개운한 콩나물, 향긋한 깻잎, 부추 등의 채소가 먹음직스럽다. 콩나물이 익을 정도로만 조금 더 끓여서 쌈채소에 싸거나 소스와 함께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이후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꾸준히 맥을 이어가고 있는 '먹거리 감자탕(대표: 김진항)'은 단구동 감자탕집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김진항 대표는 "지금의 감자탕 맛을 찾는데 4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며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맛으로 단골이 생기기 시작했고, 한 번 먹어본 손님이 입소문을 내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주방을 직접 책임지고 있는 김 대표는 "특별한 비법은 없다"며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하고 손님을 맞이한 것 뿐"이라고 쑥스럽게 말한다. 자랑하는 것에 익숙지 않은 김 대표의 담백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김 대표가 만드는 감자탕에는 등뼈와 목뼈가 함께 들어간다. 등뼈에는 살이 많이 붙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솔직하게 설명한다. 불순물을 제거한 고기는 4시간 정도 푹 끓인다. 육수는 갖가지 채소와 재료로 준비한다.

뚝배기에 고기와 육수를 넣고 준비해 놓은 양념과, 신선한 푸른 채소, 당면, 버섯으로 세팅한다. 테이블 위에서 끓이면서 따끈하게 먹어야 제 맛. 콩나물이 익는 동안 먼저 고기를 발라 간장 소스에 찍어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살코기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이럴 때 아삭한 식감이 기분 좋은 깍두기가 제격이다. 고기와 채소에서 진한 맛이 우러나 육수는 먹음직스러운 진국이 된다. 건더기를 다 건저 먹고 나면 졸인 육수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진미다.

숙성된 김치와 돼지고기가 최상의 궁합을 이룬 '김치감자탕'은 마니아층이 확보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김 대표는 "가을마다 횡성 부모님 집에서 농사지은 배추로 일천포기 이상 김치를 담근다"며 "고춧가루 등 웬만한 양념은 직접 농사지어서 사용하고, 대량으로 담근 김치는 시골에 재래식으로 보관했다가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쓴다"고 말했다. 틈틈이 사진을 찍고 있는 김 대표는 김장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벽에 붙여 놓았는데, 그야말로 장관이다.

배달과 포장이 가능하고, 배달 시엔 라면사리를 서비스 한다. 둘째·넷째 주 일요일 휴무.

▷메뉴: 김치감자탕(대 3만7천원·중 3만원·소 2만3천원), 감자탕(대 3만3천원·중 2만7천원·소 2만원), 뼈찜(대 4만원·소 3만2천원), 뼈 사리(1만4천원), 삼겹살(예약) 등.
▷문의: 761-6855(먹거리감자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