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원주화훼특화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지난 15일 개회해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원주시의회 임시회에 화훼단지 출자 동의안이 제출된 상태여서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화훼단지 예정부지인 문막읍 주민들은 유치위원회와 열병합발전소 반대주민대책위원회로 갈린 상황이다. 유치위원회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임시회에서 또다시 부결시킨다면 시의원들 때문에 유치가 무산됐다는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라며 시의회를 압박했다. 유치위원회는 이 사업을 반대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개별 면담하는 등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반면 반대주민대책위원회는 열병합발전소로 인한 환경 피해와 청정 이미지 실추 등의 이유를 들며 반대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열병합발전소를 짓지 못하면 화훼단지가 조성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화훼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셈이다. 원주시의회도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들간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박춘자 의원은 5분발언을 통해 열병합발전소는 충분한 검증을 거쳐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신수연 의원은 5분발언에서 문막읍 지도가 바뀔 획기적 사업이라며 화훼단지 조속 추진을 촉구했다.

시의회는 지난 3월 임시회에서 찬성 9표, 반대 13표로 화훼단지 출자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하지만 최근 문막읍 유치위원회 뿐만 아니라 8개 농민단체에서도 이 사업을 적극 지지하는 등 양상이 달라졌기 때문에 시의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가결시키든, 부결시키든 입장이 다른 상대로부터 욕을 먹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왕 상황이 이렇게 된 바에야 시의회의 철저한 검증 및 소신 결정이 필요하다. 특히 열병합발전소 안전성에 관해서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15억원을 투입해 원주시청 내에 설치한 'RDF 에너지센터'의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RDF를 연료로 시청 냉난방을 해결하고자 설치한 이 시설은 지난 2010년 기준치의 수십배를 초과하는 다이옥신이 검출돼 가동을 멈췄다. 또한 시설이 고장나 1년 넘게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열병합발전소도 RPF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전문적인 안전성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찬·반 갈등은 원주시 지방자치 척도를 가늠해보는 좋은 기회이다. 정책갈등을 해소하는 구조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원주시는 이 사업을 통해 8천77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5천명 이상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화훼산업 허브로 성장시켜 연간 300만명 넘는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청사진으로만 그치지 않도록 시의회가 돋보기를 대고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검증에 소극적으로 임한다면 원일프라자처럼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