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나라에서 큰 전쟁 이후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베이비붐'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6.25전쟁 이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켜 베이비부머라 부르고 있다. 약 730만 명으로 추산되는 베이비부머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대규모 인구집단이다.

필자는 55년생으로 이들과 같은 세대이다. 필자를 비롯해 베이비부머 세대는 우리나라 고도경제 성장기의 주역이었다. 전쟁 후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빈곤하고 궁핍한 시절을 이겨내고, 산업화의 역군으로 성장했다.

또한 민주화운동,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 속에서도 묵묵히 국가와 가족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 왔다. 필자는 이런 베이비부머를 가리켜 국가산업기반을 확고히 하고, 세계적 수출국가의 활로를 개척한 성장 동력 세대라고 감히 말해본다.

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는 가계경제의 버팀목으로서 젊어서는 부모를 부양하고, 늙어서는 자식들 뒷바라지에 힘을 쏟느라 정작 본인을 위한 노후 준비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불안한 노후를 극복하기 위해 정년퇴직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게 될 수밖에 없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50대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사실만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OECD 국가의 평균 고령자 빈곤률은 17.1%인 반면 한국은 50.9%에 달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한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의 56.3%가 퇴직 후 노후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24.3%만이 은퇴 후 보유자산으로 최소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베이비부머의 본격 은퇴에 대비하여 은퇴시기를 연장하거나, 적극적인 연금제도를 도입하여 이들의 생활 안정 및 내수 진작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회제도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제도적으로나 개인적으로도 은퇴준비가 미흡한 우리의 경우, 실직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절실하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내 일(job)이다. 50대는 좋은 일자리에서 밀려나기 시작하는 세대다. 50대의 취약한 고용 안정성을 보완해야 한다. 임금피크제 확산과 정년 연장 도입이 시급하다. 오랫동안 근무한 경력을 살려 다른 직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새로운 자격을 갖춰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평균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요즈음, 50대는 계속 일할 수 있는 젊은 나이이며, 3년이면 50%가 없어지는 자영업으로 내몰리거나 은퇴하여 손주들 재롱이나 보기에는 너무 빠른 나이이기 때문이다.

한국폴리텍대학(이사장: 박종구)은 고령화 사회의 빠른 진입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 요구와 베이비부머 썰물은퇴에 대응하여 올해 15개 캠퍼스에서 베이비부머 1천명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전면 확대 실시한다.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학장: 정수복)도 4월 22일부터 열냉동설비과정을 개설·운영하고 있다.

"인간의 정년은 죽는 날이다."라는 말이 있다.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제2의 인생, 나아가 제3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나이라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오랜 사회경험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을 발전시켜야만 하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직업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생 제2막의 길을 직업교육을 통해 열어볼 것을 강력히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