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에 열리는 원주 삼토문화제의 시초는 1964년이다. 당시 원성군 농사개량구락부가 흙(土)에서 태어나 흙(土)에서 살다 흙(土)으로 돌아간다는 삼토사상과 장일순 선생의 생명사상을 기반으로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제정했다.

이 날이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농업인들의 의견 수렴과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그런 과정들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농업인의 날을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고 참여하는 날로 만들고자 했기 때문에 어려움도 견디어 낼 수 있었다.

결국 우리 농업인들은 전국 최초로 농업인의 날을 만들었고, 매년 행사를 열어 농업인의 위상을 제고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한국 농정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고, 1996년 법정기념일로 승격되기에 이른다. 농업인들이 한 해 동안 땅에 쏟은 수고와 그들이 흘린 숭고한 땀의 가치를 전국 어디서나 11월 11일 기리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날 선배 지도자들의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영광스런 오늘이 있는 것이다.

선배 지도자들은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지도소 숙직실을 전전했고, 각종 행사에 사비와 시간을 할애해 농민들을 규합했으며, 자랑스러운 농업인의 날 전통을 이끌어 왔다.

어디 이뿐인가. 선배지도자들의 농업인의 날에 대한 열정은 오늘날 우리 후배 지도자들의 활동 기반이 되었으며, 지금의 삼토문화제가 전국 제일의 행사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다.

그렇다. 이들의 열정과 인내로 원주시 농업인과 우리 농촌지도자는 농업인의 날 발상지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한국농촌지도자 원주시연합회와 원주시가 농업인의 날의 역사성을 부각하고 농업문화 발상지로서의 원주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농업인 50년사를 편찬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같은 사실을 후배 농업인들이 잊지 말자는 뜻에서다.

전국 최초로 원주에서 시작한 이 행사를 조명하기 위해 역대 농촌지도자들과 향토사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편찬위를 구성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50년사가 완성되면 농업인의 날 최초 발상지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길 수 있어 우리 농업인들의 자긍심이 고취될 것이다.

자료 준비와 50년사 책을 발간하여 선배지도자들의 업적과 발자취를 발굴하고 후대에 기리 남길 것을 바라며 앞으로도 원주농업인들이 원주시 농업 역사에 큰 공을 세워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