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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완(95·개운동) 옹, 12년째 매일 '쓰레기 줍기'
90대 노옹 '부지런한 마을사랑'
2013년 04월 01일 (월) 심세현 기자 shimse35@naver.com

   
 
개운동 원흥3차아파트는 단지 내에서 담배꽁초를 찾아보기 어렵다. 아무리 관리에 신경 쓴다고 해도 아파트 단지 내에서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든 곳은 드물다. 원흥3차아파트가 늘 청결하게 유지되는 중심에는 최병완 옹이 있다.

1919년생으로 올해 나이가 95세이다. 기억력이 많이 쇠퇴해서 혼자서 다니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는데 최 옹은 식사시간과 성당에 머무는 시간을 제외하곤 하루종일 아파트 안팎에서 쓰레기를 줍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같이 쓰레기를 줍다보니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최 옹의 건강을 염려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만류해도 소용이 없다. 한 번은 길을 잃고 헤맨 적이 있어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를 하고 밤 늦도록 찾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반대에도 굳힘이 없다. 집 주변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건 선아·동주아파트에 살 때 부터였으니까 12년 쯤 됐다. 최 옹은 "보기 싫으니까 줍는거야, 깨끗한데 떨어져 있으면 참말로 보기가 싫어"라고 말한다. 그는 "밖에 나가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운동도 되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면서 웃었다.

최 옹은 24세 때 제천에서 교직을 시작해 40여년 간 교단에 섰다. 1984년 태백 삼성초교에서 교감으로 정년퇴직을 한 뒤 고향인 원주에 정착했다. 부인 이순희(82) 여사는 남편이 학교에 근무할 때부터 주변을 청소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는 일이 몸에 배었다고 회상한다.

이 여사는 "선생님이 쓰레기를 주우니 학생들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더라"며 "가끔씩 꽃을 꺾어 오는 일이 있는데, 학교 화단을 정리하던 기억이 나서 그러는 것"이라고 전했다. 몸에 배인 솔선수범의 자세가 제자들을 자연스럽게 교육시킨 것.

또한 최 옹 집안은 가족 모두가 4대째 성당을 다니고 있는 가톨릭 집안이다. 최 옹의 증조부는 신림면 용암리에 있는 용소막 성당의 초대 공소회장을 지낸 최도철 씨다.

선조 때 부터 이어온 바른 몸가짐이 기억을 잃은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막내아들 남규 씨는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께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이 난 적이 있다.

같은 학교 선생님이 집에 왔을 때 주신 천원을 무심코 받은 것이 그 이유라고 말한다. 평소 예의와 양심, 생활 습관 등을 엄격하게 관리한 최 옹의 가르침은 2남4녀의 자녀를 모두 훌륭하게 키운 원동력이 됐다.

최 옹은 자신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아직 튼튼하다고 말한다. 바른 정신에 바른 몸가짐이 나온다는 말은 최 옹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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