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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 꿈
2013년 03월 11일 (월) 신병식 상지영서대학교행정과 교 wonjutoday@hanmail.net
   
 

원주가 갖고 있는 꿈 중 하나는 명실상부한 수도권 지역이 되는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등성, 수도권 위주의 과잉 발전이 비판의 표적이 되면서도, 막상 현실 속에서는 수도권에 편입되어 그 발전의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것이 비수도권 지역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그런 점에서 "질투는 나의 힘"이다. 원주가 수도권으로부터 기업 유치, 인구나 관광 유치, 대학에서 학생을 유치하고자 할 때 모두가 서울에서 1시간 이내 접근 가능한 수도권임을 중요한 슬로건으로 내건다.

그렇다면 원주는 수도권 지역일까? 원주가 수도권 지역이라는 슬로건은 꿈과 현실이 결합된 것, 즉 희망이 가미된 현실 진단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힘을 발휘한다. 강원도 내 다른 지역에서는 원주가 이제 수도권 지역이 되었으니 낙후된 지역에 대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질투 섞인 하소연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원주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배가 고픈데, 먹을 만큼 먹었으니 다른 지역으로 밥그릇을 넘겨주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런가 하면 원주시가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편입돼 수도권에서 원주로 기업을 이전할 경우 지원되는 정부 보조금이 턱없이 줄어 기업도시 원주의 꿈이 위협받고 있다. 원주로서는 이래저래 상당히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는 측면들이다.

원주와 서울과의 관계를 알려주는 <택리지>의 한 대목이 있다. 이중환 선생은 원주에 대해 난세에는 숨어 피하기 쉽고 세상이 평온하면 서울과 가까워 출세하기도 쉬워 한양의 사대부들이 살기 좋아하는 지역이라고 평했다.

원주가 산악과 평야 지대의 경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난리가 났을 경우 원주의 배후 산악지역에 숨어들기 쉽고, 여주, 양평 등지의 평탄한 지역이나 남한강 물줄기를 이용해 서울과의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선 오백년간 강원감영이 원주에 있었음이 이를 잘 말해준다. 지금은 그 정도가 과하기는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서울을 중심으로 문화와 물산이 집중됐고, 특정 지역의 가치 내지 정체성이 서울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매겨졌기 때문에 나온 평가라 할 수 있다.

이 평가를 강원도를 중심으로 이해해보기로 하자. 원주는 강원도 배후지역에서 서울로 나아가는 출구가 되며, 서울에서 강원도 배후지역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다. 즉 원주는 강원도, 적어도 영서남부지역의 출구이자 입구가 되는 지역이다.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여타 지역의 과잉 질투의 초점이 되고 있지만, 그 양적 성장은 사실 원주 배후지역에서의 인구 유입 덕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노인인구 급증이 이미 사회정책적 과제가 돼 있는 현실 속에서 수도권 귀농·귀촌 인구의 관심지역이 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원주가 강원도의 출구이자 입구로서 갖는 입지적 이점을 더욱 살리고자 한다면 몇 가지 생각할 점이 있다고 본다. 먼저 원주만의 발전 전략에서 조금 시야를 넓혀 원주배후지역과 '더불어' 살아나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적어도 영서남부지역을 아우르는 구상 속에서 원주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본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간적인 차원에서 원주가 형성해온 독자적 가치, 한국의 역사 특히 근현대사 속에서 원주가 차지한 위상과 장점을 더욱 북돋우고자 하는 시야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시 말해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이 필요한 때이다. 공간적으로 그리고 시간적으로 발전의 구상과 시야를 넓혀 질적 성장을 도모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양적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원도 타 지역에서 원주에 보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것을 단지 질투, 시샘으로만 치부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본다. 그 배경에는 원주의 양적 성장에 걸맞는 질적 성장, 타 지역에 대한 배려, 더 나아가 성장을 나누는 리더십에 대한 기대, 나름의 이유를 갖는 기대가 깔려 있다.

원주의 입장에서 다소 억울한 생각이 들 수 있다 하더라도 그 기대를 최소한도나마 충족시키지 않으면 안 될 때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의 말, 언술 속에서라도 이 점을 표현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원주가 '오백년 강원도 수부도시'라는 사실에 우리가 자긍심을 갖는다면 더욱 그러하리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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