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시작한 '행복한 시루봉'은 떡을 만드는 기업이다. 하지만 행복한 시루봉의 설립 취지는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자립생활을 목표로 시작되었다.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원주자활후견기관이 함께 시작하였고 지역의 사회적기업과 한살림, 원주생협 등 협동조합들도 참여했다.

그 남다른 시작은 이렇게 첫 발을 떼었다. 원주에서는 행복한 시루봉 외에도 맛두레를 비롯해 노인생협에서 운영하는 만남의 집 등 다양한 먹거리를 주제로한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이 생겼다.

노동부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시작한 행복한 시루봉이 실현시키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는 자립과 협동이다. 자립은 경영기반을 안정화하고 참여자의 경제적 자립이 목표이다. 협동은 농업 생산자와 도시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의 협동조합을 만들어가는 것과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으로 올해부터 크게 증가할 협동조합간의 협동을 하는 것이다.

협동조합 도시로 소개되는 이탈리아의 볼로냐, 트렌토가 유럽 경제위기에서도 해고 없는 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지역 경제 선순환 모델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지역에서 생산된 원료를 기반으로 산업시설을 갖추고, 신협과 협동조합은 자본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판매장의 증가로 지역의 많은 중소기업과 상인들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행복한 시루봉 역시 3년 동안 순탄한 길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적자로 인한 경영적인 어려움이 있었고 초창기 참여자들 중 일부만 남아 노동강도가 높아졌다.

비영리적 특성이 강하지만 영리를 통한 운영을 해야 하는 기업으로서, 사회 공헌 참여와 수익에 대해 고민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밤샘 작업을 마다하지 않는 참여자들의 헌신과 행복한 시루봉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한살림과 원주생협 매장을 통한 판매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최근에는 한살림과 원주생협으로부터 먹거리를 공급받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으로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의 참여 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총회를 비롯한 조합원(회원) 모임에 행복한 시루봉을 소개하고 떡을 주문하는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신생 업체인 행복한 시루봉이 자리를 잡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친환경 농산물과 원주권역에서 생산된 햇곡식을 재료로 만든 떡으로 믿음을 준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행복한 시루봉이 경영적인 안정 이후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직원들의 복지와 지역 사회의 역할이다. 향후 수익에 대해 자체 적립금의 20%, 직원 복지 향상에 40%, 지역사회 공헌 20%, 조합원 배당 20%를 계획하고 있다.

지역사회 공헌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협동조합에 대한 지원과 원주의료생협과 연계한 저소득층 진료비 지원, 주거복지센터를 통한 저소득층 연료비 지원 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지금도 지속하고 있는 사회복지기관에 대한 기부활동도 늘려갈 계획이다.

착한기업을 넘어서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성장의 열매를 나눌 수 있는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이유는 수익이 소비자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현재 30여명의 개인과 8곳의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나 협동조합으로 전환되면 개인과 협동조합의 참여는 조합원으로 바뀌게 되고 소비자들의 조합원 가입을 통해 신제품 개발과 떡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행복한 시루봉은 올해 전국에서 최초의 '떡 생산 협동조합'으로 재도약하면서 협동조합 도시인 원주에서 협동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