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구동 초록공원 옆에 자리잡은 모니카의밥(대표: 연부희)은 문을 여는 순간 하얀 테이블과 의자가 유럽의 작은 마을을 연상시킨다. 연부희(50) 대표가 그리스 산토리니 풍의 인테리어를 지향해 가게를 꾸몄기 때문. 24석이 전부인 이 작은 식당은 소규모 파티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음식을 담은 그릇도 연 대표가 전세계를 돌며 10년 넘게 모아온 것들이다. 특히 이곳에 있는 엔틱잔 중 1920년대 만들어진 것도 있을 정도로 연 대표의 수집력도 대단한다.

테이블을 장식한 요리는 그냥 먹어치우기 미안할 정도로 세팅이 화려하다. 요리라기 보단 예술에 가깝다. 오이컵소고기샐러드, 매운숯불구이, 들깨소스불고기샐러드, 립바비큐, 컵케이크 등 메뉴가 각양각색이다. 연 대표는 "아들이 둘 있는데 입이 짧아 가리는 음식이 많았다"며 "안 먹는 음식을 어떻게든 먹게 하려고 음식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매운숯불구이는 일본식 화로에서 훈제해 특유의 훈제 향이 그 맛을 더해준다. 오이컵소고기샐러드는 태국요리 중에 기본이 되는 요리가 있지만 기존 요리 소스에 연 대표의 연구가 결합돼 상큼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너무 달아서 손이 많이 안가는 마카롱은 초콜릿 대신 생크림과 딸기를 섞어 만든다. 주스도 직접 만든다. 당근 주스와 비슷한 색의 주스는 오렌지와 석류, 탄산을 섞어 만들었다. 이런 색다른 음식을 맛본 한 부부는 첫째아이의 백일잔치를 이곳에서 연 뒤 둘째아이의 백일잔치도 부탁하고 돌아갔다.

이 식당의 또다른 비밀은 음식 블로그(http://64monica.blog.me). 블로그를 운영한 지는 5년이 넘었다. 연 대표는 "블로그를 운영한 뒤 제주도에서도 찾아올 정도"라며 "지정면 오크밸리로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이 제 블로그를 보고 식사 예약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새로운 메뉴 개발은 필수이다. 때문에 가게가 쉬는 날에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에도 매일 블로그와 SNS를 통해 음식 이야기를 하고 있다.

레시피를 공개할 순 없지만 메뉴를 보고 예약 전화를 하는 사람이 많다.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마카롱에 빼빼로를 넣어 만들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인터넷 정보를 보고 음식을 택배로 보내달라는 손님도 있고, 심지어 브런치를 퀵으로 보내달라는 손님도 있었다.

이곳에서는 도시락도 특별하다. 일반 음식점 처럼 주인이 일방적으로 정한 도시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가격대를 정하고 사용 용도를 정확히 말하면 그에 걸맞은 멋진 도시락을 탄생 시킨다. 그러다보니 고객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다.

2인 커플 도시락에서부터 100명 이상 단체 도시락까지 가능하다. 또 한달에 한번씩 요리교실을 열어 작은 파티에 어울릴 만한 요리와 테이블 세팅 등을 가르치고 있다. 매장을 방문하면 단품요리도 판매한다. 1인당 보통 3만원 선이며, 예약하면 8가지 요리가 준비된다. 도시락과 파티 등은 예약 상담을 통해 요리와 가짓수를 선택할 수 있다.

일요일은 쉬지만, 예약 손님에 한 해 요리를 만든다.
▷문의: 765-1292(모니카의밥)

이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