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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차없는 평등한 가족문화 만들기
2013년 02월 04일 (월) 강이수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설 명절이 한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가족이 함께 모이고 정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지만, 결혼한 여성들의 스트레스가 가장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어떤 지역에서는 행복하고 평등한 설 명절을 지내기 위한 10계명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한다. 매번 반복되는 풍경인데 아직도 평등한 명절을 지내기 위한 사회적 여건과 문화는 조성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일본의 유명한 사회학자 야마다 마사히로(山田昌弘)는 현대 일본 사회를 격차사회라고 진단하면서 새로운 평등사회를 향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일반적으로 격차사회라고 한다면 빈부의 격차와 불평등을 생각하게 되지만, 이에 더해 현대 사회에는 결혼 격차와 가족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기성 세대는 대부분 일정한 연령이 되면 결혼하고, 남편이 일하고 여성은 가정을 담당하는 가족을 형성하는 경로를 밟았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이같은 보편적 경로가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결혼 격차는 젊은 세대들이 점점 결혼을 하지 않거나, 연기하는 사회적 현실 때문에 발생한다. 결혼 격차는 취업과 가족생활의 양립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여성들은 결혼을 선택하지 않고, 남성들은 결혼할 상대가 부족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격차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가족격차는 가족의 형태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남성이 일을 하고 여성이 가정을 책임지는 전업주부 세대가족이 지배적이었다면, 이제 함께 일하는 맞벌이 가족, 혹은 부인이 시간제 취업을 하고 있는 가족들로 분화되고 있으며, 가족형태별로 직면하게 되는 사회적 문제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변화와 격차가 점점 증대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저출산이나 세대간의 가치관 충돌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젊은 세대의 미혼화· 만혼화는 저출산 원인이 되고, 사회적으로는 고령화 사회를 낳게 되며, 세대간의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갈등이 증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야마다 마사히로의 진단 중 흥미로운 것은 이와 같은 원인을 주로 여성의 취업 확대와 그에 따른 결혼이나 출산 기피로 해석하고 있지만, 실제 젊은 여성들도 결혼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결혼과 가족 문화가 현실의 변화에 비해 지체돼 있어, 여성들이 경제적 활동과 함께 여전히 가족책임을 전담해야 하는 것이 결혼 선택을 꺼리는 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저출산 사회인 일본이나 우리 사회의 젊은 세대는 이미 가족 안에서 두 명 또는 한 명의 자녀로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세대다.

그래서 결혼을 통해 불평등한 가족관계와 문화를 수용하고 책임지게 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세대라는 것이다.

젊은 세대는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가족과 결혼관계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부모님 보호 아래 오래 머물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늦게까지 결혼하지 않는 자녀는 다시 부모들의 부담이 되고, 경제력이 약화된 부모들은 이로 인해 고통받게 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저출산·고령화에 대해서는 사회적·국가적으로 많은 정책이 진행되고 있으니 이를 보다 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기업과 국가의 지원책도 중요하다. 그런데 보다 근본적으로는 변화하고 있는 결혼과 가족 현실에 맞게 우리의 가족문화를 변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젊은 세대가 기꺼이 결혼을 희망하고, 부모 세대와 교류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결혼한 젊은 세대는 일과 가정책임을 고루 분담하고, 부모 세대는 새로운 세대의 역할 변화를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명절에는 온 가족이 함께 일을 나누고, 함께 쉬는 시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명절의 고된 노동으로 지친 몸으로 직장에 복귀하는 아들, 딸의 모습을 원하는 부모는 없다.

그런데 현실은 여전히 더디게 변화하고 있다. 평등한 가족문화를 통해 결혼 격차, 가족 격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평등한 가족문화로 스트레스 없는 즐거운 명절 풍경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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