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현장감사를 위해 대학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법인 감사를 상지대 비대위 소속 교수들과 학생들이 막아서고 있다.

유재천 상지대 총장의 임기가 오는 2월말로 만료되는 가운데 상지대 구성원들과 이사회가 총장 후보 추천절차를 놓고 대립하고 있어 총장 공백상태가 우려되고 있다.

구성원들이 교무위원회 심의를 마친 '상지대학교 총장 후보 추천 및 선임에 관한 규정' 인준 요청에 대해 구재단측 추천 이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 오는 3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총장후보 추천 및 선임에 관한 규정이 의결되지 않으면 상지대는 총장이 없는 공백상태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상지대는 구성원들이 주체가 돼 후보를 추천하고, 이사회 논의를 통해 승인받는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해 왔다. 상지대 총장 후보 추천 및 선임에 관한 규정에는 ▷총장 후보 추천 관리위원회 구성 ▷총장예비후보 추천위원회 구성 ▷최종추천 총장 후보의 결정 등 학교 구성원이 참여하는 총장 후보 추천 절차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구재단측 추천 이사들은 이사회 고유권한이라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총장 선출을 주장하고 있다.

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관계자는 "이사회가 독단적인 총장 선임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들의 측근을 총장으로 내세워 대학을 사유화하려는 속셈이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법인사무국 관계자는 "이사회 내에서도 총장선출방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전체이사들의 의견을 아직 수렴한적이 없다" 고 말했다. 한편 상지대 구성원과 구재단측 이사들과의 갈등은 최근 들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직원노조 등 대학 구성원들로 구성된 상지대 비대위는 지난 23일 상지대 본관 앞에서 업무추진비에 대한 현장감사를 진행하려는 구재단측 이사들과 대치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대해 이미 감사를 실시했다는 사실은 이사회에서도 확인했는데 법인감사와 외부 회계사를 동반한 채 또 다시 감사하겠다는 것은 구성원들을 탄압하기 위한 표적감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감사단 관계자는 "법인 감사와 외부회계사가 시행하는 업무추진비 운영개선을 위한 정상적인 감사"라며 "이사회에서 결정된 특별감사"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법인 감사와 외부 회계사 등 감사단의 출입은 허용했지만 구재단측 추천 이사들은 인정할 수 없다며 돌려 세웠다. 대학 구성원과 이사회가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