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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을 꿈꾸는 여행
2012년 12월 10일 (월) 강상헌 여행학교 길배움터추진위원 wonjutoday@hanmail.net
   

초→중→고→대 '풀코스'를 마치고도 자신의 앞가림을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이제 누구나 아는 것처럼 돈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대학도 허다하기 때문에 대졸학력이 이전처럼 진로를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소위 'SKY(이런 식의 지칭 자체가 참 껄끄럽다만)'정도 나와야 어디 이력서라도 꿀리지 않게 넣어볼 수 있는 시대이며, 여기 출신이라 하더라도 갖가지 스펙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영어에 각종 대회 수상경력 등을 추가하기 위해 밤낮 없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가는 시대이다.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 아니 뱃속에서부터 영어를 들으며 공부하기 시작해서 늦어도 중학교부터는 오직 명문대가 유일한 목표가 되고 대학에 들어가면 또 대기업, 공무원, 전문직 등을 목표로 경쟁에 돌입한다. 언제나 경쟁체제에 들어가 있는 경주마가 되어 달려가는 우리와 아이들에게 종착점은 어디일까? 아니 종착점이 있기나 한가?

목표지점은 비슷한데 달려가는 사람들은 많으니 달려가면서도 불안하다. 소수 특출한 이들이 아닌 한 불안할 수밖에 없다. 불안은 지금 이 땅에서 시대정서라 할 수 있으며 지금의 비인간적인 경쟁체제가 유지되는 토대에는 이 불안이 있다.

부모가 직접 대학에 대해, 미래에 대해 닦달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다 느낀다. 지금 이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각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보여주듯 무언가 특별한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미래가 두렵고, 자신의 한계에 부딪쳤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 현실이 슬프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면 도태될까봐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많은 이들이 가는 길을 뒤질세라 간다. 마치 그림책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나오는, 서로를 밟고 더 높이 가려는 애벌레들처럼, 남들보다 '먼저'는 권장되지만 남들과 '다르게'는 의심스런 눈길을 받는다. 내 주위가 다들 그러하니 세상이 다 그런 줄 알고,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상상하기도 어렵고 상상하더라도 발길을 돌리기 어렵다.

하지만 한 발 벗어나 보면 또 다른 세상이다. 한국에서도 주류의 경쟁적인 삶의 양식을 벗어나 자신의 내적인 충만함과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의외로 꽤 존재하며 조금 더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면 한국의 상황이 오히려 특수하다고 할 수 있다.

꼭 잘 살지 않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이 안 되더라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자신의 삶을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다. 티베트 사람들은 옷차림도 누추하고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지나가는 낯선 이를 보면 집안으로 들여 차 한 잔을 대접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나누다 밥 때가 되면 밥도 나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돈을 대기업 직원들처럼 벌지 못해도, 사람답게, 행복하게 사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한국에서 벗어나 여행하다 보면 느끼게 된다.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이 자신과 이 사회를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을 기를 수 있다면, 무조건 남들 가는 길로 자신을 내모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내면의 결을 따라 자신에게 맞는, 남들과는 다른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객관화에는 여행이 좋은 계기가 된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자신을 발견할 때 비로소 나와 다른 이들,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이 새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뜻 있는 사람들과 주민들과 함께 판부면 서곡리 대안학교를 준비하며 이 글을 쓰게 됐다.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허하라! 여행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길을 걸을 수 있는 힘을 길러주자. 원주에서 새로이 여행학교(길배움터)를 시작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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