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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사람이 만든다
지역발전과 문화인력
2012년 12월 10일 (월) 강이수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21세기가 문화의 시대라고 하는 것은 단지 상징적인 선언이 아니다. 문화는 한 사회를 규정하는 미학적 가치체계이자 생활양식이라는 인문적 가치를 넘어서서, 이제 한 지역과 국가의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이 되고 있다.

리차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라는 학자는 '창조 계급의 부상'(The Rise of Creative Class)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지역 경제 발전은 그 지역에 창조 계급이 얼마나 몰려들고 활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내 성장 도시와 퇴보 도시를 분석한 결과 성장 도시는 창조성이 얼마나 자율적으로 생산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지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창조성이란 예술적·문화적 창조성은 물론 기술적·경제적 창조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것이 21세기 지역 발전의 핵심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지역을 기억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여행을 하게 되면 아름다운 경치, 맛있는 먹거리 등도 그 지역을 기억하게 하지만, 특별한 문화 장소를 방문하거나 행사를 통한 문화 체험은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어떤 지역에 갈 경우 그 지역의 대표적인 박물관이나 전시장에 들러 보려고 노력한다. 비슷비슷한 전시는 금방 잊어버리지만 목포 자연사 박물관 같이 규모가 작아도 전시를 기획한 사람의 손길이 섬세하게 느껴지는 박물관은 오랫동안 기억하게 된다.

또 반대로 지인들이 원주를 찾아오면 아무리 짧은 시간이어도 원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에 반드시 들러 가게 하려고 노력한다. 집 가까이에 있는 원천석 묘역을 가거나, 시간이 있으면 박경리문학공원에 함께 가서 둘러보는 식이다.

대단한 체험은 아니지만 지인들은 만날 때 마다 즐겁게 그 기억을 이야기하고 원주를 기억한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것은 박경리문학공원처럼 작가의 정신과 스토리를 느끼게 하려는 정성이 깃든 문화 장소가 원주에는 별로 없다. 의례적인 전시 시설이 아니라 문화 마인드를 느끼려면 그 곳을 꾸미는 사람의 정성과 능력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런데 원주는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도시의 규모와 성장 속도에 비해 문화와 문화 인력에 대한 투자는 매우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특히 원주는 자생적으로 예술과 문화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은 많지만 이들 문화 예술 인력을 지원해 줄 체계적인 행정 시스템은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시청 내에 문화를 전담하는 전문 기구와 인력 배치가 미흡하며, 문화 전문인력을 지원할 시스템도 구축돼 있지 않다.

또한 2010년에 원주 예술을 이끌어 갈 중추기관으로 원주 문화재단이 설립되기는 했지만 문화재단 인력은 6명에 불과하여, 2008년 설립된 춘천문화재단이 14명 정도의 인력이 활동하는 것과도 비교된다.

각 지역에서 문화재단은 단순히 지역의 문화 시설 관리 및 운영 역할을 넘어서서 지역의 문화정책을 개발하는 지역 문화 싱크탱크로서 기능을 확대하면서 지역 이미지 제고, 지역 문화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추세에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천시는 인구가 원주보다 많기는 하지만 부천문화재단 인력이 170여명에 이른다. 부천은 전문적인 문화인력의 활동으로 부천시의 이미지와 지역발전을 꾀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초기부터 문화에 관심을 기울인 지자체장의 예지와 열정적인 문화 인력들이 만들어 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원주시도 원주 문화와 지역발전을 이끌어 낼 전문 문화 인력 확보와 지원에 시급히 나서야 할 때이다. 문화는 시설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인력에 대한 지원과 투자는 원주의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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