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2005년과 2006년에 각각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를 유치했다. 전국적으로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를 모두 유치한 지자체는 원주시가 유일했기 때문에 당시는 축제 분위기였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혁신도시는 그나마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지만 기업도시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기업도시는 민간투자를 촉진시키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신성장 전략이었다. 원주시는 첨단의료·연구 및 건강바이오산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2008년 공사가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기업도시 부지를 매입한 기업체는 4곳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작년 6월 (주)누가의료기에서 계약한 게 마지막이었다. 기업체가 입주해야만 주거용지와 상업용지 분양도 활기를 띨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같은 상황이 초래된 건 원주가 지난해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분류된 영향이 크다. 원주를 선택하는 수도권 기업은 부지매입비의 50%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나 수도권 인접지역이 된 이후 15%로 지원금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기업도시 만이라도 수도권 인접지역에서 해제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혁신도시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지역의 기업, 대학, 연구기관이 연계해 국가균형발전 및 지역발전 촉진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원주로 이전하는 13개 공공기관 중 지금까지 5개 공공기관이 착공했고, 나머지 기관도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할 예정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파급효과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정부는 주변지역 파급효과를 위해 혁신도시 진입로를 국비로 지원한다. 그러나 전남 나주 혁신도시는 1천441억원을 지원하는데 반해 원주에는 북부권 진입로 개설비용으로 고작 339억원을 지원하는데 그치고 있다.

게다가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원주시에 지원하는 금액이 가장 적다. 정부는 혁신도시 별로 진입로 1개씩만 지원하기로 한 원칙을 허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파급효과를 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재고돼야 한다. 원주시가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혁신도시 서부권 진입로는 도심과 연결되는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에 반드시 개설돼야 한다.

원주시가 지속적으로 개설을 요구하는 국도대체우회도로 서부구간 역시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활성화 및 파급효과를 위해 꼭 필요한 인프라이다. 서부구간이 개설돼야만 기업도시와 혁신도시가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악한 지방재정을 운용하고 있는 원주시에 이러한 인프라 개설까지 떠맡긴다는 건 정부의 무책임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참여정부 시절 추진된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초 목적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