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가 제2의 인생 선물…중요한 것은 도전하는 용기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있다. 평범한 주부에서 난타 꾼으로 변신한 김애희(60·명륜1동) 씨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다. 김 씨는 60대임에도 인생의 변화를 꿈꾸며 난타를 공연한다. 경주 출신인 김 씨는 30년 전 원주로 시집왔다. 남편만 바라보고 살다보니 원주가 고향이 됐다는 김 씨는 아내로, 1남2녀의 어머니로 평범한 여자의 인생을 걸어왔다.

남 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장성한 자녀들이 모두 해외에 정착한 이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피부 탄력이 예전같지 않고, 주름살도 나날이 느는 등 세월은 청춘을 빼앗아 갔다.

김 씨가 사물놀이를 배우게 된 건 남편의 권유에서였다. 남편이 아파트에 부착된 부녀회 사물놀이 모집공고를 보고 권유한 것. 김 씨는 사물놀이를 통해 집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동네 주민들과 함께 사물놀이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인관계가 형성됐고, 주부 우울증도 사라졌다.

자신감을 회복한 김 씨는 활동반경을 넓혀 6개월 전 난타를 시작했다. 원주 YMCA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해 난타를 배우게 된 것. 난타는 마구 두드린다는 뜻으로 한국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하며, 대사 없이 리듬과 비트로만 구성된 장르다. 김 씨는 "난타를 할 때마다 용기가 되살아나는 것 같고, 삶에 대한 적극성을 키울 수 있다"며 "우연히 접한 난타가 제2의 인생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일주일에 3번 원주 YMCA를 찾아 하루 2시간씩 연습한다. 15명 정도 참여하는 난타 프로그램에서 김 씨는 왕언니에 속한다. 김 씨 나이를 알게 된 참가자들은 매우 놀랐다고 한다. 김 씨가 60살이라는 걸 아무도 몰랐기 때문. 김 씨는 난타를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간다. 집안에만 있으면 답답하기 때문에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꼭 취미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김 씨는 젊은 생각을 갖고 있어선지 젊게 보인다.

김 씨는 "긍정적인 취미생활은 치매를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가족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소극적인 성격에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어 남편과 자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게 된 것.

해외에 거주하는 자녀들에게 자신의 공연 모습을 이메일로 보내고 남편에게도 자랑한다. 김 씨는 몸살림운동 자격증을 취득해 국민체육센터에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씨는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이다"며 "중요한 것은 도전하는 용기"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많다고 주저하거나 집에만 있기보다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노후를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