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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승리' 이정숙 씨 화제
스무살에 하반신마비 10년 동안 침대에 누워 생활
2012년 10월 29일 (월) 박성준 기자 synergyteam@naver.com

   
 
하반신 마비를 극복하고 대학 새내기가 된 이정숙(56·태장2동) 씨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씨는 지난 18일 상지영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이 씨는 "휴대전화로 발송된 합격통지서를 보고 그동안의 삶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며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스무살 되던 해 원인 모를 하반신 마비가 왔다. 젊은 나이에 찾아온 엄청난 시련은 이 씨를 극심한 외로움과 고독으로 내몰았다. 친구들은 성인이 되어 미래를 꿈꾸며 희망에 차 있었지만 이 씨는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치료비 조차 감당할 수 없는 가난은 이 씨를 더욱 좌절하게 했다. 10년 동안 침대에 누워 창밖을 통해 세상을 보거나 TV로 사람 소식을 접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이 씨는 생에 대한 간절함을 편지에 적어 청와대에 보냈고, 얼마 후 청와대에서 희소식이 들려왔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사연을 접하고 무료로 수술을 해주겠다고 한 것. 이 씨는 "남은 생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고 그 간절함을 하늘이 알아주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고 오랜기간의 재활치료 끝에 마비됐던 신체가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씨는 이 과정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더이상 털어 놓지 못했다. 감정이 북받쳐 눈물만 흘리고 말을 잇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몸이 회복되면서 농사를 하는 남편과 결혼했고 원주에 정착해 1남1녀를 낳았다. 희망이란 단어를 잊고 살았던 이 씨에게 소중한 가족이 생겼으니 더이상 바랄 게 없었다. 그런데 자식들이 대학생이 되면서 다시 한 번 간절한 소망이 생겼다. 하반신 마비 때문에 초등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했는데 남들처럼 학업을 이어가고 싶었던 것.

이 씨는 지난 2010년 지역신문을 통해 야학으로 운영되는 반딧불 장애인학교 소식을 접하고 용기를 냈다. "처음엔 망설였는데 용기를 내 전화를 걸었고 공부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이 씨는 매일 밤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을 통해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배웠고 집에 돌아와서는 교육방송을 보며 공부했다. 낮에는 주부로, 밤에는 학생으로 밤낮없이 생활하다 보니 2년이란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지난해 고입검정시험에 합격했고, 올해 4월 대입검정고시에 합격, 그리고 지난 18일 대학입학통지서를 받았다.

이 씨는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삶을 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늦은 나이에 대학생이 되었지만 감회가 새롭다"며 "장애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씨는 반딧불 장애인학교를 통해 정신적인 치유도 받았다. 반딧불학교에서 학업뿐만 아니라 봄 소풍, 여름캠프 등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기 때문. 현재 반딧불학교에는 여러 사연을 갖고 있는 장애인 14명이 미래의 꿈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원주장애인자립재활센터 관계자는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제공하고 싶지만 공간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다"며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을 한 곳에서 진행하다보니 교육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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