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명문고교 출신으로 서울의 일류대학을 나와 현재 서울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서울사람인가 지방 사람인가? 그는 서울사람이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서울에 살 것이기 때문이다. 자식들의 고향도 물론 서울이다."
이 글은 오래전 서울에서 발행된 한 일간신문에 실린 칼럼 내용인데, 이를 원주와 연결시켜 보면 원주에서 성장한 똑똑한 자식이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서울에서 잘 살고 있다면 그 자식은 이미 원주사람이 아니라 서울 사람이며 손자들 역시 서울이 고향이라는 것이다. 비유가 좀 지나친 면도 있지만 냉철히 생각하면 의미 있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원주시민은 누구인가?
원주시민의 70% 정도가 외지 출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텃세가 거의 없는 인심 좋은 도시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반대로 지역문제에 무관심하거나 결집력이 부족해 제몫도 챙기지 못한다는 비아냥거림도 있다. 이는 지역정서와 정체성에 관한 것으로 원주에 터 잡고 살아가는 원주시민이라면 한번쯤 깊이 있게 새겨볼 일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이 같은 문제는 올해로 창간 17주년을 맞이한 풀뿌리 지역 언론 '원주투데이'가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다뤄야할 일이다. 이는 지역에 기반을 둔 풀뿌리 언론의 기본 사명이기도 하다.
돌이켜 보면 원주는 늘 강원도의 변방이었고 지금도 변방이다. 지리적으로 강원도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고 있고 인구최다 도시로 성장했음에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몫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원주, 춘천, 강릉 등 세 지역간 발전 경쟁에서 도청을 등에 업은 춘천 우월주의와 패권주의 그리고 강릉의 제일주의와 배타주의에 밀리면서 견제 당하고 홀대 받아온데 상당한 원인이 있다. 물론 제몫도 못 챙기는 무관심과 결집력 부족이라는 스스로의 정서와 정체성에도 문제가 있음으로 남 탓만 할 수도 없다.
1970년대 우리는 원주와 아무 연고도 없는 타 지역 출신자를 3번씩이나 국회의원에 당선 시킨 창피스런 과거가 있다. 도민의 혈세로 설립된 강원FC가 꼴찌에서 맴도는 가운데 인구 최다도시 원주에서 경기를 하지 않아도 시비 거는 사람이 없다.
그러다 보니 복선전철 '원주-강릉' 구간표기를 '강릉-원주' 라고 지명을 뒤바꿔 표기하는 등 도내 언론들마저 강릉을 우대(?)하고 원주를 홀대한다. 또 원주대와 강릉대 국립대 통합당시 지역명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도 강릉을 앞세워 '강릉원주대학교'라고 작명해 원주시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는데도 조용하다. 그러면서도 도민 단합을 외치고 있는 것이 강원도의 현실이다. 일일이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원주는 지금 매우 중요한 발전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중앙선 청량리-서원주 구간 복선공사가 완료됐고 서원주-제천 구간 공사가 이미 착공됐다. 또 여주-원주 구간 철도 연결도 타당성 조사 운운 하고 있지만 이 구간은 정부의 철도장기계획에 따라 평택-여주-원주-강릉 신설구간에 포함돼 있어 당연히 연결될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그 밖에 원주-강릉 복선전철과 제2영동고속도로공사도 이미 착공돼 공사 중이다.
더구나 13개 정부관련 기관이 입주할 혁신도시에는 공공기관 청사 건립공사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2~3년 안에 해당기관이 이전해오면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업무 성격상 상당히 수준 높은 엘리트 공직자들이 근무함에 따라 원주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원주는 이미 춘천, 강릉 등 도내 도시간의 도토리 키 재기 식 경쟁을 끝내고 탈 강원 및 수도권 시대를 맞이하는 등 장밋빛 청사진을 앞에 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관심과 방관적 자세 그리고 결집력 부족이라는 지역 정서는 그대로 남게 되는데 앞서 언급한대로 이 문제는 풀뿌리 지역 언론 '원주투데이'가 담당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원주시민은 누구인가?" 원주투데이에서 그를 만나고 싶다. 창간 17주년을 축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