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소∼서원주간 복선전철공사가 지난달 25일 공식 개통됐다. 이에 따라 청량리∼원주간 운행거리가 11㎞ 줄고, 새마을호 운행시간도 95분에서 60분으로 단축됐다.

대단히 반가운 일이며, 이제 원주도 명실상부한 수도권이 된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운행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원을 투입하면서 환승시간은 간과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통수단을 선택할 때는 소요시간을 중심으로 선택하지 속도를 보고 선택하지 않는다.

환승시간도 당연히 소요시간에 들어가며, 여기에 환승의 편리함도 한 몫을 한다. 소요시간 몇 분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교량과 터널을 설치한 노력과 비용이 역까지 도달하는 시간 때문에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원주역이 폐역될 경우 새롭게 설치될 역들은 환승시간과 환승의 편리함이 고려되지 않아, 시간단축 효과는 그리 크지 않게 된다. 그동안 원주역이 활성화 되지 못한 것은 타 교통수단에 비해 소요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계획대로라면 남원주, 서원주, 만종역이 원주역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들은 모두 원주 서남방향으로 치우쳐 있어, 동북방향에서 이용하는 이용객은 60분대 철도이용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

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거나, 도심 원주역 기능을 하는 가상의 연계구상을 한 후에나 가능하다. 현재의 서원주 역사는 도심으로 재편될 때 그 건설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아니며, 원주의 확장추세를 고려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남원주 역사 역시 지나치게 서남쪽에 위치해 시간단축 효과가 반감된다.

이러한 이유로 도심지를 통과하는 철도가 필요하다. 도심지라는 의미는 여러 조건의 이용객이 최소의 시간으로 도달할 수 있는 기하학적 특색을 지닌다. 서울시를 그물망처럼 연결하는 교통수단도 철도이고, 시카고 도심과 건물사이를 지나는 것도 철도다.

간선철도는 도시철도 또는 광역철도로 연계되고, 이들 간에는 일정한 환승역이 생기며, 이 환승시간의 길고 짧음에 따라 노선의 수익이 결정된다. 이를 위하여 새롭게 계획되는 철도가 전에 설치되었던 노선 아래로 통과하는 고난도의 설계와 시공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투자대비 효과에 따른 타당성 검토도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새로이 생길 원주역은 어떤가? 이미 도심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원주-강릉선의 정차역인 만종역이 서원주역보다는 도심에 가까워 이 역을 활용하는 것도 좋겠지만, 기존 원주역만 못하다.

더욱이 원주역의 폐역으로 학성동은 물론 원주북부지역, 우산동 인근 지역이 슬럼화될 것인지, 재개발될 것인지에 대한 예상은 차치하고라도, 혁신도시에 이르는 교통연계의 편이성만은 유지해야 이 지역 및 정지뜰 등에 대한 재개발 호재가 되어 도심지 공동현상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지역발전과 도시규모 확대는 원주를 쉽게 찾을 수 있는 편리한 교통시설을 제공해야 달성된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 철도의 활성화이며, 이는 산개되어 있는 역사의 연계를 통하여 이용자가 많아지도록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다른 대도시처럼 도시철도로 지역을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원주시 재정형편상 곤란하다.

따라서 가상의 원주 도심역 구축을 위한 고육지책을 내놓으라면, 공항을 연계하는 셔틀처럼 이들 역을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는 셔틀 설치를 생각할 수 있다. 셔틀열차도 좋고, 셔틀버스도 좋고, 버스 전용차로도 좋다.

자기 노선을 독립적으로 달릴 수 있는 신속한 연계수단 확보가 중요하다. 남원주-장양리-원주공항을 연결하는 셔틀 전용차로 설치와 서원주-만종-학성동-봉산동-혁신도시까지 기존 철도 폐선을 활용한 셔틀노선을 설치해 단시간의 환승 연계성을 제공하는 것이 현재로는 그나마 경제적인 대안이 될 것이며, 향후, 50만 시대에는 진보된 또 다른 개념의 편리한 환승체계 도입이 필요하다.

서울-원주-강릉, 성남-원주, 청량리-원주간의 철도설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인구 30만 도시에 역이 3개라는 것은 숫자상으로는 흡족할 수 있으나, 철도 역사의 이용객 분산 차원에서 보면 한가한 시골 역처럼 될 수 있음을 우려해야 할 것이다. 역 이용객이 적어지면 원활한 철도운영이 곤란하게 되고, 새롭게 지은 역사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