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용문∼서원주간 철도 복선화 사업이 완료돼 오는 25일 개통식을 갖는다. 이 사업은 2002년 시작돼 1조9천억원을 투자했고 10년만에 빛을 보게 됐다.

복선전철 개통으로 청량리에서 원주까지 운행거리는 108㎞에서 97㎞로 단축되며, 운행시간은 새마을호 열차 기준으로 95분에서 60분으로 35분이나 단축된다. 원주에서 청량리까지 1시간이면 가능해 사실상 원주가 수도권에 편입되는 셈이다.

원주시는 여주∼서원주간 수도권 복선전철 연장사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비용 대비 편익비(B/C)'가 낮게 나와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타지역 선례에서 보듯 경제성 평가보다는 정치논리가 좌우했다는 점에서 지역역량이 결집될 경우 수도권 복선전철 원주 연장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 광주에서 원주로 연결되는 제2영동고속도로도 2016년 11월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일시에 대거 확충된 데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큰 역할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최대 수혜지가 원주라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지난해 수도권 전출인구가 이주한 지방도시 중 원주는 천안, 아산, 당진에 이어 전국 4번째로 많았다. 올 상반기 서울시민이 서울 외 지역에서 아파트를 가장 많이 구매한 도시도 원주였다. 지난 1∼5월 원주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1/3에 해당하는 1천400여채는 서울시민이 구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발 호재와 복선전철 개통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원주혁신도시가 완성되는 2015년을 전후해 수도권 인구 원주 유입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수도권 편입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빨대 효과(straw effect)'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역 대학들이 겪고 있는 공동화 현상도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집이 있는 대학생들은 강의를 마치면 셔틀버스를 타고 귀가해 서울에서 소비생활을 한다. 접근성이 개선될 수록 대학가 공동화는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대학 뿐만 아니라 시민들 소비생활 전반에서 서울이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수도권 주민들을 원주로 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변화 추세에 맞춰 도시를 리모델링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원주시는 화훼특화단지와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진행할 필요가 있다. 당장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서라도 평창과 차별화 되는 도시관광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원주 정체성을 정립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구나 문화가 유입된다면 원주가 수도권 문화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원주는 최대 호기인 동시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