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청 이덕용 담당

"회갑잔치, 칠순잔치, 약혼식 등에서 사회를 본 것이 600번이 넘습니다". 목소리도 좋고 사회를 잘 보다보니 온갖 행사 사회를 도맡아 보면서 전문 사회자로 통하는 사람 이덕용(57) 씨를 만났다. 원주시청 정보통신과에 근무하는 이 씨는 시청 내에서 사회 잘 보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보니 직원들 중에서 회갑잔치 등 잔치가 있거나 행사가 있으면 이 씨에게 사회를 요청한다.

목소리 좋아서 사회 보기 시작, 명 사회자 되려고 꾸준히 노력
"자율방범대원·음악봉사 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

이 씨가 전문 사회자가 된 것은 공보실에 근무할 당시 청내 방송을 맡은 것이 계기가 됐다. 방송 목소리가 좋아 동료들이 사회를 봐달라고 요청했고,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전문 사회자가 된 것. 그렇다고 목소리 때문에 명 사회자가 된 것은 아니다. 이 씨는 공무원이 되기 전 아나운서를 꿈꿨다. 하지만 KBS 아나운서 공채에 3번 도전해 모두 실패했다. 이후 군에 입대한 이 씨는 끼와 꿈을 포기할 수 없어 각종 행사 때면 사회자를 자처해 마이크를 잡기 시작했고, 자신감을 얻었다. 또한 명 사회자가 되기 위해 신문을 보다가 좋은 글귀가 있으면 스크랩해 뒀다가 활용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했다.

"친구나 직원 결혼식, 칠순잔치, 약혼식 등 안 해본 사회가 없어요. 하지만 사례는 절대 받지 않습니다" 이 씨는 고맙다며 억지로 쥐어주는 봉투조차 거절했다고 한다. 사례를 거절한 이유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몇 년 전부터는 음악을 통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휠팝스 빅밴드'에서 알토 색소폰 파트로 활동하고 있는데 공연이 없을 때면 혼자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연주를 하고 있다는 것. 색소폰은 시민문화센터에 근무할 때 배웠다. 급작스런 강사 사정으로 휴강을 하게 될 경우 실망하는 수강생들을 위해 연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배웠다고 한다. 실력 향상을 위해 7년째 개인레슨도 받고 있다. 이 씨는 색소폰 외에도 6가지 악기를 다룰 줄 안다. 이 역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배웠다.

매주 목요일에는 자율방범대원이 된다. 우산동자율방범대 소속으로 1년에 200시간 정도 방범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우산동에서 30년째 살고 있고, 3년간 우산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방범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년에 200시간 정도 방범활동을 하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고 한다. "우산동은 제가 오랫동안 살고 있는 곳이어서 정이 많이 갑니다. 그래서 우산동을 위해 뭔가 할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방범활동을 하기로 했지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끼와 취미생활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면서 보람을 얻고 있는 그는 스스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운동으로 테니스를 하고, 테니스가 끝나면 차 안에서 색소폰 연습을 한 뒤 출근한다. 밤에는 자율방범대원으로, 주말에는 전문 사회자로 사회를 보고, 틈이 나면 복지시설 위문공연을 하고 있으니 부지런하게 산다는 말이 허언은 아닌 듯하다.

1979년 공직에 임용된 뒤 33년째 원주시청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부인 윤금선(51) 씨와 1남2녀. 

 이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