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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 원주관광의 보고(寶庫)
2012년 09월 10일 (월) 임상오 상지대학교 문화경제학 교수 wonjutoday@hanmail.net
   
 

원주에 가면 어떤 즐거움이 있을까? 지난 토요일(9월 1일) 원주역사박물관에서 개최된 김봉준 화백의 전시회를 위해 국내외 경향 각지에서 방문한 이들을 위한 '생명사상의 터전 원주로 가는 하루 여행'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25년간 원주에서 살아온 나 같은 이가 굳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당일의 경험은 원주다움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일깨워준 보석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이날 투어는 11시 정각 박경리문학공원을 탐방하며 한국 문학의 거장 박경리 선생의 체취와 기념사업 현장을 확인한 다음, 막국수로 점심을 해결하고 구도심으로 이동, 무위당 기념관에서 무위당 선생님의 작품과 일생에 관한 강연을 들은 다음, 원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김 화백의 전시회와 공연을 즐기고 상지대학교 생협에서 마련한 로컬 푸드(유기농 식사)로 마무리 되었다.

이날 행사는 그다지 체계적이지도 않았고, 구도심으로의 이동에 따른 불편함과 참여자들이 서로 누구인지도 모르는 등 소통상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동안 간과했던 구도심의 다양한 문화적 가치와 박경리 선생을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원주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짧은 만남 속에서도 박경리 선생님의 집필 현장이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왔다는 이야기와 함께 해설 또한 깊이 있었다는 평이 많았지만, 박경리 선생님의 초기 작품 중 일부가 공백으로 남겨진 것은 옥에 티다. 빠른 시간 내 기증을 통한 정비가 요청된다.

특히 어린 학생들의 참여는 이 프로그램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온다. 합리적인 동선과 함께 관람 시간의 확보, 그리고 생명 사상에 부합하는 전시와 공연이 배치되면 원주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이 될 것이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원주시의 전체 인구는 계속해서 늘면서도 구도심 인구는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고 한다. 원주 시청사의 이전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원주시가 최근 야심차게 추진해온 일방통행 실시 및 도로와 가로수 정비 작업 등은 구도심의 미관을 새롭게 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보다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구도심의 재생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도시재생의 원점은 구도심이 간직한 역사와 문화와 예술을 스토리텔링 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외양은 낡고 허름하지만 구도심 곳곳에 숨겨져 있는 문화적 가치를 발굴하고 모으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암묵지를 후세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주인공들은 이곳 원주에서 한 평생을 보낸 원로들이다. 장일순 선생과 지학순 주교의 관계 등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김영주 무위당 기념관장의 강연이 소중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주 지역만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예술이야말로 원주다움의 원천이다. 특히, 구도심이야말로 원주다움의 보고 중의 보고다. 강원감영, 무위당 기념관, 가톨릭회관, 강원식산은행(현 제일은행) 등이 새롭게 다가온다. 하드웨어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

선조가 남긴 유산에 대한 문화적 가치를 진지하게 성찰하지 않는 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은 불가능하다. 특히, 지역이 처한 사회ㆍ경제적 난국을 주민들과 함께 이겨낸 이야기는 절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혜의 원천이 될 것이다.

원주문화관광의 비전은 많은 사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치악산을 찾듯이, 수많은 사람들이 깃발을 들고 오픈카(버스)를 타면서 원주의 구도심을 관광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주의 고유가치(원주다움)에 대한 성찰과 함께 연구가 그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지역 원로들의 암묵지에 대한 녹취가 필수적이다. 특히, 구도심 관광의 관문에 해당하는 원주역 주변의 재생이 시급하다. 예술의 힘을 빌려야 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빈 공간이 없을까? 현재 방치되어 있는 문화극장을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지난 토요일은 '생명문화를 창조하는 도시 원주'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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