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의 건전한 육성과 지역여론 다양성을 위해 조성된 지역신문발전기금이 고갈 위기에 처했으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도 예산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에 확인한 결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역신문발전기금 국고 출연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문화부는 기재부에 예산신청을 하면서 지역신문발전기금 국고 출연은 아예 요구도 하지 않았다는 게 배 의원의 설명이다. 배 의원은 "언론지원정책을 총괄하는 문화부가 기재부에 지역언론을 위한 기금을 늘려달라고 요구해도 모자랄 판에 국고 출연 요구조차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이자 사실상 지역신문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 여론 다양성 확대와 지역사회 균형발전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을 제정하면서 조성됐다. 이 법에 따라 지역신문발전기금은 2005년부터 6년 동안 매년 평균 150억원이 지원됐다.

또한 국회는 지난 2010년 특별법을 6년 연장하기로 했으며, 이듬해 2월 문화부는 '지역신문발전 3개년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2011년 40억원, 2012년과 2013년 각각 200억원 등 모두 440억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문화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국고 확보에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민과 지역언론을 기만하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현재 지역신문발전기금 여유자금은 141억원에 불과해 내년 예산에 국고가 반영되지 않으면 사실상 고갈될 수 밖에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도 지난 23일 성명서를 내고 문화부를 정면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성명서에서 "문화부가 지역신문의 균형적 발전을 견인해야 할 공적 책무를 스스로 포기한 직무유기이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언론 본분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건강한 지역신문을 고사시키려는 흉악한 기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언론노조는 "기금 고갈을 이유로 지역신문 지원을 대폭 축소함으로써 조중동 족벌언론과 같은 유력 전문지만 존속시키고 언론의 지역성과 여론의 다양성을 담보해온 지역신문은 말살하며, 정부 정책을 신뢰한 국민과 지역언론을 기만하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역신문 주간지 공동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