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남·양기백 부부는 중앙시장 생선골목으로 알려져 있는 중원전통시장에서 '원주즉석반찬'이란 상호로 반찬가게를 하고 있다.

가정에서 흔히 먹는 반찬을 비롯해 손이 많이 가는 반찬들 모두 어머니 손맛과 정성으로 만든다. 바쁜 직장인이나 음식 챙겨먹기 쉽지않은 독신세대들은 이 부부의 얼굴만 봐도 집 밥이 떠오른다고 하니 솜씨가 대단하다.

'원주즉석반찬'이 문을 연건 지난 1995년이다. 당시에는 원주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곳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대부분 가정에서 조리해 식탁에 올리던 시절이어서 원주즉석반찬은 원주에서 반찬가게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반찬가게가 잘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의외로 집에서 반찬을 만들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는 운영에 확신이 섰다고 한다. 15가지 반찬을 준비했는데 영업시작 하루 전 손님이 몰려 영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모두 팔았다. 맞벌이 부부가 많고, 경제적인 식탁을 추구하는 풍조는 당시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반찬(Side dish)을 취급한다고 해서 주 요리(Main dish)에 비해 정성이 덜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양기백 대표는 매일 새벽4시에 일어나 새벽시장을 찾는 일을 18년 째 해오고 있다. 원주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재료를 꼼꼼히 확인해 최고의 반찬을 만들기 위해서다. 서울도매시장이나 서해안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도 직접 확인한 뒤 거래하며, 아무리 저렴해도 중국산 재료는 가급적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니 열정이 대단하다.

부인 이정남 씨도 가장 맛있는 반찬을 만드는 일에 남편과 뜻을 같이 한다. 조미료를 넣거나 값싼 중국산 재료를 쓰는 대기업 제품과는 달리 시골밥상의 정겨움과 깊은 맛을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선한다.

그래서인지 원주즉석반찬은 여름철에는 50가지, 겨울철에는 80가지 반찬을 취급하는데 각각 고유의 제조법이 있다. 김치 종류와 가오리무침, 양념게장 등이 가장 잘 나가는데,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니 "며느리도 안 가르쳐준다"며 손사래를 친다.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손님이 원하는 반찬을 만들어 배달까지 해 준다는 점이다. 회갑연이나 돌잔치 등 큰일이 있을 경우 3만원 이상이면 무료로 배달해주고 집 반찬처럼 소량이 필요하면 퀵서비스요금을 부담하면 된다.

해파리 무침, 꽃게 조림, 마늘 장아찌, 노가리 조림, 배추 김치, 물김치, 왕새우 조림, 나물종류, 연근 볶음, 우엉 조림, 멸치 볶음, 감자 볶음, 조개젖, 오징어젖, 고추류·견과류 볶음, 장조림 등 여러가지 반찬을 판매하며 가격은 400g당 4천원에서 1만5천원까지 다양하다.

중원전통시장 입구에서 50m쯤 들어가면 왼쪽에 '원주즉석반찬'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평원동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무료주차티켓을 준다. ▷문의: 745-6676(원주즉석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