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옻·한지산업 특구 운영에 관한 현지평가를 위해 지난 10일 지식경제부 평가단이 원주를 방문했다. 원주시는 지난 2006년 정부로부터 옻·한지산업 특구로 지정 받았고, 매년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평가단은 원주시가 옻·한지산업 전담팀을 구성·운영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옻·한지와 관련된 개별사업은 많지만 사업성과에 관한 통계관리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다.

옻·한지 등 전통산업 육성을 위해 원주시는 올해 본예산에 15억1천여만원을 책정했다. 이중 한지산업 육성에 책정된 본예산은 약 5억5천만원이다. 위탁 운영비로 원주한지테마파크 2억4천만원, 전통산업진흥센터 8천만원, 한지공예관 800만원이 집행됐다.

또한 한지문화제 보조금 8천만원, 대한민국 한지대전 시상금 2천350만원, 대한민국 한지대전 운영지원 1천600만원을 배정했다. 한지 원료인 닥나무 묘목구입 및 생산장려금, 재배단지 사후관리에도 5천만원이 투입됐다. 무실동 원주한지테마파크 건립비 등 이미 투입된 한지관련 예산은 200억원이 넘는다.

원주시는 전통문화 계승과 아울러 산업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호저면 고산리에 한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고, 우산공단에 한지임대공장을 건립한 이유도 한지 업체를 원주로 유치해 고용을 창출하려는 목적이다. 상지영서대 내에 전통산업진흥센터를 건립한 것 역시 옻·한지산업 인큐베이터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한지 업체는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한지산업 육성을 통해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이다. 중국산, 태국산의 저가경쟁에 밀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시장 자체가 협소하기 때문이다. 고산리 한지산업단지로 이전을 계획한 외지의 한지업체들도 영세한 탓에 원주 이전을 위한 비용 마련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에 융자를 신청했다고 한다.

경제논리로 따지면 투자 대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산업이다. 그러나 원주한지는 원주의 유·무형 자산이기 때문에 계승 및 확산에 노력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한지가 21세기형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한지문화제가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한지를 활용한 기획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평소에도 시민들이 한지와 접하며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원주가 걷기의 메카인 만큼 닥나무 집단재배지 주변을 걷기 코스로 개발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초·중·고교생의 한지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또한 원주시가 옻·한지산업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순환보직에 따라 담당공무원은 계속 바뀌고 있다. 지속가능한 육성을 위해서는 전문가를 계약직으로 고용, 옻·한지산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