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일로가 확 달라졌다. 1년여 동안 진행해 온 지중화사업과 미관개선 사업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깔끔하고 세련미가 느껴진다.

특히 도심미관을 해쳤던 전봇대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가로수가 차지하면서 삭막한 분위기가 사라졌다. 도로를 따라 가로정원을 조성해 녹지대를 형성한 것은 선진국 도시를 연상케 한다. 강원감영 앞은 소나무를 심어 운치까지 느껴진다. 이 정도라면 국내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아직 평원로 지중화사업과 미관개선 사업이 남아 있고, 분수대 설치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한 미관개선이 마무리 되지는 않았지만 일방통행 전환, 지중화사업, 미관개선 등 일련의 사업들은 도심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원주시가 23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이같은 사업을 추진한 궁극적인 목적은 침체된 도심에 활기를 불어 넣고 도심상권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다. 일방통행으로 전환해 도로는 줄이고 인도를 대폭 늘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시민들로 북적거린다면 도심은 활기를 되찾을 것이고 상권 또한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미관개선에 그쳐서는 안된다. 외형적 변화에 맞는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원일로, 중앙로 문화의 거리, 평원로를 연계한 상권이 시민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거리가 깨끗해졌다고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앙로 문화의 거리 조성이후 매출은 조금 나아졌지만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원일로와 문화의 거리를 하나로 묶어 명품 거리로 만든다면 시너지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상인들이 뭉쳐야 한다. 원일로와 중앙로는 중앙시장, 중앙시민전통시장, 자유시장 등 전통시장과 일반 소매점들이 밀집해 있는 원주 최대 상권이다. 하지만 상인조직이 여러개로 나뉘어져 있고 상인간 연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는 대형마트에 빼앗긴 소비자를 불러 들일 수 없다. 이 일대 전체상가를 아우르는 단일조직을 만들어 연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주기적으로 할인행사나 이벤트를 동시에 개최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실익을 제공하고 서비스 표준화, 공동마케팅 등 상권 전체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 힘을 키워야 한다.

원일로와 평원로 미관개선 사업은 그동안 위축됐던 구도심 상권이 재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제는 상인들이 나서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 이번에도 상인들이 변하지 않고 정부나 지자체 지원만 요구한다면 소비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로부터 외면 당할 수 있다. 모든 상인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도심상권 활성화를 위해 하나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