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원주 8경'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시민은 얼마나 될까.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자녀들과 함께 원주 8경을 두루 돌며 원주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먼저 8경 중 1경인 구룡사에 대해 원주시 문화관광과 자료를 토대로 소개한다.
　
치악산 자락 절경에 자리잡은 구룡사

소초면 학곡리 치악산국립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황장금표와 금강소나무부터 시작된 계곡이 시원하다. 천 년이 넘는 세월을 사람들과 함께 하다보니 구룡사로 가는 길목에는 이야깃거리가 많다.

1천m가 넘는 준봉들과 계곡이 조화롭다. 이 길을 따라 산행을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 구룡사지구다.

1천400년 역사를 간직한 구룡사는 풍수지리적으로 '천 년이 지난 신령한 거북이 연꽃을 토하고 있고, 영험한 아홉 바다의 구룡을 풀어 놓는 형상을 한 천하의 승지'라고 해 서기 668년(신라 문무왕 8년)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됐다. 긴 역사 만큼이나 전해지는 이야기도 많은 곳이다.
　
아홉 마리 용

명산인 치악산에 큰절을 세우고자 한 스님이 걸음을 했다. 명당을 골라 절을 세우려고 주변을 살펴본즉 대웅전을 앉혀야 할 자리에 연못이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님은 그 연못을 메우려고 했다.

연못 속에서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우리의 살 곳을 메우다니 그런 무자비한 일을 스님이 어떻게 할 수 있소?" 하고 항의 했다. 스님과 용들은 메우겠다 못 메운다 한참 실갱이를 벌이다 내기를 하여 이긴 쪽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용들이 먹구름을 일으키며 하늘로 치솟으니 장대 같은 소나기가 억수로 쏟아지는데 삽시간에 계곡이 넘쳐 스님이 서 있는 데까지 잠겨버렸다. 이와 같은 용의 재주를 미리 짐작하고 시루봉과 천지봉 사이에 배를 건너 매어 놓고 태연히 기다리고 있던 스님은 배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스님의 차례가 되자 스님은 부적을 한 장 그려서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는 연못 속에 집어 넣었다. 그러자 연못에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더니 연못 물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용들은 견딜 수 없어 하늘로 달아났고 스님은 그 연못을 메우고 대웅전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동해를 향한 여덟 개의 골이 된 산봉우리를 볼 수 있는데 그때 여덟 마리의 용이 급히 도망치느라 골이 생긴 것이라 한다. 그로 인해 이 절을 아홉 마리의 용이 살던 곳이라 하여 '구룡사'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구룡사로 가는 길

구룡사 매표소를 지나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황장금표와 구비구비 금송길이 펼쳐지는 구룡 테마 탐방로가 나온다. 곤충서식지와 나무이야기를 보며 원통문과 사리를 모신 부도탑을 지나 1km남짓한 숲 길을 걷다 보면 구룡사에 도착한다.

구룡사 가는 이 길은 경사가 없어 걷기에도 좋고 곳곳마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풍경에 감탄한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보광루와 대웅전 등의 모습이 보인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절 내의 건물들은 대부분 강원도 문화재로 지정됐고 정면 5칸, 측면 2칸으로 된 이층누각 보광루는 그 규모로도 고찰의 웅장함을 보여준다. 맑게 들리는 풍경소리와 마당에는 미륵불이 인자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이곳에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어 전통문화를 체험해 볼 수 도 있다.
　
▷입장료

개인: 어른 2천원·청소년 700원·어린이 400원/단체(30인 이상): 어른 1천800원·청소년 600원·어린이 300원

▷가는길

버스: 관설동 종점 발→구룡사 하차(41, 41-2번/ 05:30~21:30 사이 27회 운행)
승용차: 횡성 새말방향 42번 국도로 진행하다 학곡삼거리에서 우회전 후 4.2㎞. 구룡사 입구에 주차장이 있지만 규모가 작아 1.3㎞ 거리에 있는 제2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문의: 732-5231(치악산국립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