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시간외 근무수당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자체 감사에서 문화체육사업소 직원들이 2년 넘게 시간외 근무수당을 초과 수령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문체소 직원 42명이 2010년 이후 모두 3천600여 만원을 초과 수령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체소 직원들은 행정 내부 시스템 문제로 불이익을 받게 됐다고 항변하고 있다.

체육시설관리사무소, 문화예술회관, 박물관 근무자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2009년까지 현업초과근무수당을 받았다. 그러나 행안부는 2010년 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을 변경했고, 문체소는 현업부서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일반부서와 마찬가지로 1일 4시간, 한달에 최대 67시간까지만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원주시는 이같은 사실을 모른 채 종전대로 지급했다.

문체소 직원들은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260여 만원을 반납할 처지에 놓였다. 매월 푼돈으로 받았다가 목돈으로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주의, 훈계와 같은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2년 넘도록 행정 내부에서 이같은 문제가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작년 10월 원주시 공무원이 억대의 민원 수수료를 빼돌린 범죄가 밝혀졌을 때도 공직내부 통제시스템이 도마에 올랐었다. 이 공무원은 5년간 260여 차례에 걸쳐 1억3천500여 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시간외 근무수당을 초과 지급해도 회계상 문제가 없는 점을 일반 시민은 납득하기 어렵다. 원주시는 실수에서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애써 축소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시민들 입장에서는 방만하고 태만하게 세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 지침이 변경된 것을 몰랐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시간외 근무수당과 출장여비에 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감사에서 시간외 근무수당이 적발되자 공무원들은 '뇌관을 건드렸다'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지난 4월 개방형 감사관이 임명된 뒤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해 시간외 근무수당을 들췄다는 엉뚱한 뒷담화가 들리기도 했다.

캐면 나오는 것이 시간외 근무수당과 출장여비 부당 수령이기 때문이다. 허위로 출장을 달거나 회식 후 사무실에 들러 시간외 근무를 했다고 체크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또한 시간외 근무수당을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 문체소 직원들은 실제로 억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체육센터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교대로 새벽5시 출근하고, 밤10시 경 퇴근한다. 치악예술관에 근무하는 공무원도 주말과 휴일에 공연이 몰려있어 시간외 근무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일한 만큼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부당 수령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