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있는 집은 주말이 되면 아이들과 어디를 다녀와야 할까 고민스럽다. 멀리 나갈 시간이 없다면 이번 주말에는 가벼운 산책 차림으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아이들 손을 잡고 나가보자.

붓꽃, 패랭이꽃, 좀개미취와 같은 우리 꽃은 물론 상추, 양배추, 고추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방향으로 가다보면 흥업면 면소재지를 지나 오른쪽에 위치한 원주시농업기술센터.

얼핏 보기에는 관공서만 있는 것 같지만 농업기술센터 뒤쪽 20,252㎡에 위치한 도농상생관과 도시농업모델학습원, 원예치료실내정원, 실증시험포 등 12개 시설을 둘러보다 보면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것이다.

도심정원으로도 손색 없어…주말 오전10시~오후5시

원주시농업기술센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뒤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원예치료실내정원이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싱그러운 향기에 아이들보다는 부모가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 입구에 보면 커피메이커에 매일 다른 허브차를 준비해 놓고 있어 허브 차 한 잔 마시면서 둘러보면 한 주간의 스트레스가 한 순간에 해소되는 듯 할 것이다. 원예치료정원은 달 형태의 거울 볼을 보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달의 정원,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식물을 느낄 수 있는 감각정원, 다양한 식물과 교감을 느끼며 원예치료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돌봄의 정원, 호기심 정원 등이 있다.

바깥으로 나오면 전통가옥 안채 뒷마당과 같은 장독대가 있고 정자도 있어 아이와 마주 앉아 쉬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허브 차 향기가 입안에서 아직 감돌고 있다면 우리 꽃 전시포로 자리를 옮겨보자. 우리 지역 자생식물 학습장인 이곳에는 60여종의 우리 꽃을 볼 수 있다. 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도 있고 아이들이 책에서 보던 꽃도 있어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기린초, 부처손, 옥잠화, 꿩의 비름도 있고 헛개나무, 닥나무, 은행나무, 해당화, 왕보리수 나무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자투리텃밭·옥상정원 등
도시농업모델학습원

도시농업모델학습원은 도심에서 실천할 수 있는 농법을 전시하는 곳으로 옥상정원, 베란다정원, 도심자투리텃밭, 덩굴채소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양배추와 상추를 심어 둔 도심자투리텃밭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식탁에서 먹는 채소가 어떤 과정으로 재배되는지 설명해 주기 좋으며 옥상과 베란다 정원은 아늑하게 꾸며져 있어 그대로 집으로 옮겨 놓고 싶을 정도다. 곳곳에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어 둘러보다 아이들이 힘들어 하면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 도시농업모델학습원 내에 있는 연꽃 전시포. 8월 경 연꽃이 장관을 이룰 예정이다. 이곳에는 거위 2마리가 살고 있다.

자연 속에 파묻혀 있다 보면 어디선가 '꽥꽥'하는 소리가 들려 아이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연꽃 전시포에 있는 거위 두 마리가 주인공. 사진이나 달력에서 많이 봤을 법한 연꽃이 지금은 몇 송이만 꽃을 피웠지만 8월경이면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 원주시농업기술센터 뒷편으로 도농상생관, 도시농업모델학습원, 실증시험포가 한 자리에 모여 있다. 평일의 경우 미리 예약을 하면 원주시농업기술센터 직원의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삼태기·체·탈곡기를 알까?
도시농업체험교육장

도시모델학습원 옆에 있는 도시농업체험교육장은 미니 온실과 식물 농장 그리고 농기계를 전시하는 전시실이 있다. 가래, 절구통, 삼태기, 체, 키, 탈곡기처럼 옛날에 쓰던 농기계가 그대로 있어 아이들에게 교육 효과가 크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박준선 담당은 "자연을 자주 접하는 아이들은 정서도 안정적이고 창의력도 쑥쑥 큰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자연은 아이들에게 가장 큰 교육의 장소"라면서 "1일 농사체험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민에게 농업을 홍보하고 도농상생의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방 시간은 평일 오전9시~오후6시, 공휴일 오전10시~오후5시까지다. 입장료는 없다.
▷문의: 737-4185(원주시농업기술센터)　

서연남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