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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리더십과 경계 넘어서기
2012년 06월 04일 (월) 강이수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이번 학기 강원 여성단체 활동가들을 위한 리더십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책임을 맡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과 활동이 점점 커지고 넓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차지하는 위상은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세계 경제 포럼에서 2010년 발표한 성 격차지수(GGI: Gender Gap Index)를 보면 믿기 힘들겠지만 134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순위는 104위에 머물고 있다.

여성들은 더 많은 교육적 성취를 하고, 수명도 연장 되었지만 경제 참여나 정치적 권한에서는 현저하게 낮아 이렇게 부끄러운 순위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은 아직 자신의 능력만큼 사회에서 영향력을 갖거나, 주요 리더로서의 자리를 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 만난 여성 지도자와 활동가의 고민도 이와 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여성으로서 꾸준하게 역량을 키우고 노력해 왔지만 여성의 활동 공간은 여전히 제약되어 있고, 사회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여성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갖추고 도전하기 위한 장을 마련하는 것이 리더십 교육과정의 목표였다. 교육과정을 함께 하면서 변화의 가능성과 여성 리더로서의 새로운 가치 형성의 방향을 모색하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는 큰 기쁨이었다.

전통적인 남성적 리더십 또는 가부장적 리더십이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 개인이 조직을 통제하고 권위를 행사하며, 위계적 구조와 전제적 의사결정에 의존하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이같은 리더십이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여성적 리더십은 수평적 사고와 경청, 공감과 의사소통, 낮은 통제를 특징으로 하는 관계적, 참여적 리더십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리더십을 특정한 리더로서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측면보다는 변화를 위한 비전(vision)을 형성하고 추동해내는 힘을 갖추는 것으로 이해한다.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역할과 지향을 갖고 있는 여성단체의 리더들이 모이게 되면 각자 단체의 이해와 지향에 따라 반목하거나 갈등이 발생하지나 않을까 하는 애초의 우려는 함께 만나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한낱 기우임이 확인되었다.

단체의 이해보다는 '여성'으로서의 공감과 소통의 폭은 훨씬 넓었고, 세대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연대의 방향을 친밀하고 따뜻하게 구축해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자신의 집단이나 당리당략에 묶여 옳고 그름의 기본적인 도덕적 가치도 무시하고 잘못이 없다고 버티기 하거나 막무가내로 자신의 편을 옹호하는 천박한 이해대립이 기승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조직과 단체의 이해 그리고 부도덕한 리더의 통제에 무력한 사회는 분열되거나 부패하게 된다. 여성 단체 활동에서도 대표 여성이 단체장의 자격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거나, 일방적인 명령과 통제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을 통해 여성 리더십을 재발견하면서 지역 여성 리더들은 단체의 이해와 경계를 넘어서 여성의 시각으로 보다 평등하고 역동적인 사회를 만들어 갈 비전에 공감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경계를 넘어 상호 격려하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며, 함께 성장하는 여성 리더십은 강원 여성의 발전을 위한 동력이자 아직도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가 넘어서야 할 대안적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여성 리더십을 통해 대립과 반목 보다는 소통과 공감의 사회로 변화하고, 여성과 남성이 함께 성장하는 젠더 파트너십이 확산되는 성숙하고 따뜻한 사회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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